유랑가족
공선옥 지음 / 실천문학사 / 200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가난'에 대해 뭘 말하라고 한다면, 난 분명 할 말이 없을 것이다. '가난'은 커녕, 물질적 풍족함에도 항상 상대적 박탈감을 느껴왔고, 열등감을 느꼈으면 느꼈지....

그런 난 이상하게도 '가난'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그 어떤 것이든 싫었다. 싫어할 이유가 딱히 없는데도 말이다. 내가 과거에 아주 가난해서 그 때의 기억이 되살아나서 싫은 것도 아니고, 혹은 지금도 가난해서 지금의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싫은 것은 더더욱 아닌데도 말이다. 그런 내가 소설이든 드라마든 가난에 대한 줄거리를 다룬 TV프로그램이나 책을 볼 때면 중간에 채널을 돌리거나 책을 덮고 싶은 마음이 꾸역꾸역 밀려오곤 한다. 평소 가난한 이들에게 무심하다고 욕한 사람들과 하등 다를바가 없는 것 같아 부끄럽기 짝이 없다.

가난은 사람을 황폐하게 만들기도 하고 난폭하게 만들기도 하고 무기력하게 만들기도 했다. 가난은 다양한 형태로 사람들의 삶을 무너뜨렸다. 가난한 사람들이 그들의 가정을 지켜낼 수 있는 마지막 무기는 사랑뿐이었다. -p.74-

이 책을 읽는 중간 중간에도 참 덮고 싶을 때가 많았다. 사람으로서 왜 똑같이 행복을 만끽하지 못하고, 물질적 빈곤함이 사람의 내적인 면까지 영향을 미쳐 인격을 망치며, 누군가의 손길이나 본인의 굳은 결의없이는 대체로 겪는 끝없는 추락을 겪을 수 밖에 없는지... 무서운 느낌마저 들었다. 그리고 내가 그들에 비해서는 얼마나 풍족하게 살고 있는지 느끼는건 두 말할 나위 없는데다 내가 그런 이들에게 왜 이때까지 그리도 무관심한데다 제 팔자소관이라고까지 하며 지나쳤는지 돌이켜보면 부끄러움 그 자체다.

공선옥 작가의 소설은 <유랑가족>을 처음으로 접해본다. 예전부터 호평을 많이 들어온터라 마음속으로 찜해놓고 있었는데, 책을 읽기 전, 책 날개에서의 그녀의 수수한 모습을 보고도 이 책이 얼마나 그녀의 산경험들이며, 삶이 묻어나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다만, 문체가 소설치고는 그 어떤 꾸밈도 없는게 사실적이지만 또 어떻게 본다면 너무 멋이 없는 것 같다.  또 중간 중간 이해할 수 없는 문장들도 있어서 조금 아쉬운 마음으로 책을 덮어야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