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여행 - 소유흑향, 무모해서 눈부신 청춘의 기록
노경원(소유흑향) 지음 / 시드페이퍼 / 2014년 2월
평점 :
품절


이 작가가 누군지 몰랐다. 보통 표지에 작가 사진 올려놓는 경우는 아주 유명한 작가가 아니면 얼굴로 어필하려는 작가라고 생각하는데 이 책은 후자라고 해도 될 것 같다. 이 분이 여행책을 내기 전에도 한 권의 책을 출간했다는데 잘은 모르지만 장르로 따지자면 '고상한 얼굴 답지 않게 고생했던 인생경험'이라는 주제인 듯 하다. 어쨌든, 나는 그녀가 누군지 모른 채 그저 '여행'이라는 소재에 흥미가 생겨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읽으면서 느낀 것은 '나도 쓰겠다'이다. 도대체 이 책이 왜 책으로서 출간되었는지 모르겠다. 이런 책으로 인세를 받는다면 정말 대한민국에서 여행 좀 했다는 사람들은 다 책 쓰고 인세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참신성이 결여되었다는 점이다. 필력 또한 블로그에 깨작거리는 수준에 불과하다. 도대체 이런 책이 어떻게 나오게 된걸까? 표지의 얼굴이 연예인급이라서 그걸로 마케팅의 차별성을 둔 걸까? 헐이다.

 

내용은 대략 표지의 저 여성분('작가'라고 하지는 않겠다.)이 어려운 생활형편에서 대학생 때 처음으로 일본 도쿄를 여행하기 시작하고 그 후 미국, 터키 등을 오로지 혼자서 돈을 벌어서 여행 적금을 만든 후 다니게 된다는 것이다. 그 중간중간에는 국내 여행도 가끔 끼적거린다.(?) 그런데 책의 구성도 웃긴 것이 해외와 국내를 따로 구성해놓은 것이 아니라 한마디로 '뒤죽박죽'이다. 정말 그야말로 '책'으로서가 아니라 밤마다 생각날 때 쓰는 블로그 혹은 일기에 불과하다. 솔직히 단행본으로서의 출간은 콘텐츠가 따라가지 못함에도 출간되었다는 것이 참 경이로울 정도이다.

 

이런 졸작에도 내가 공감하는 구절이 하나 있는데

 

나 역시 세상의 모든 것들을 사랑하고 인내할 수 있을 만큼 성숙한 사람은 아니다. 하지만 여행길에 오를 때만큼은 조금 더 많은 것들을 받아들이고 싶었다. 아무리 냄새가 나도, 더러워도, 좁아도, 불편해도, 어색해도, 힘들어도, 외로워도, 덥거나 혹은 추워도, 그때의 경험들을 마음속 한편에 소중히 담아두려고 노력했다. 여행을 끝낸 뒤 내가 편하고 익숙하다고 느끼는 경계선 안으로 다시 돌아가 숨어버리면, 두 번 다시 그때의 감정들과는 다시 만나기가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p.96-

 

매우 공감한다. 돌이켜보면 고생했던 여행이 더 기억에 남는다. 다음달에 처음으로 혼자서 해외여행을 하게 되는데, 사실 너무 겁이 나지만 즐겨보려한다. 여행의 매력이 바로 그런 것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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