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하루
다이라 아즈코 지음, 권남희 옮김 / 문학동네 / 2004년 9월
평점 :
절판


일본소설에 자꾸 손길이 가는건 바로 이런 소설들이 나를 놓아주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소설이란.... 일상속에서의 유쾌함을 내용으로 하고 그래서 책장이 술술 넘어가는 소설.

연휴인 오늘. 이런 소설책 <멋진 하루>를 하룻동안 붙잡고 읽으니 정말 오늘 하루가 멋졌다고 느껴질정도로 재미난 책이었다.

<멋진 하루> : 옛 남자친구에게 잘나갈때 20만엔을 빌려준 주인공이 그 남자친구와 다시 만나 함께, 돈을 빌려주는 사람들을 찾아가 빚을 받는 이야기. 도모로라는 캐릭터가 매우 독특했다.

<애드리브 나이트> : 간암으로 거의 죽어가는 한 아버지의 딸과 닮았다는 이유로 느닷없이 사람들에게 이끌려 자신도 모르는 사람에게 딸의 역할을 해야 하는 주인공. 줄거리의 발상 자체는 독특했지만, 끝으로 갈수록 내용에 힘이없었다고 해야 할까...

<온리 유> : 모든 것에 자신만만한 한 남자가 양다리를 걸치다가 된통 깨져서 천국에서 지옥으로 하락한 이야기. 나름대로 재미있게 읽은 단편이다. 역시 사람이 오만해지면 이렇게 되는거구나 뼈저리게 느낀...

<맛있는 물이 숨겨진 곳> : 고등학교 시절 짝사랑하던 남학생과의 재회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 무척이나 공감가는 구절이 있었다.

"그래서 나. 이런 생각을 했어. 어쩌면 성공하는 것도 실패하는 것도 대단한 게 아닐지도 모른다고. 몇십 년이 지나도 어제 일처럼 기억나는 것은 여름날 학교 운동장의 수돗물이라든지 개와 함께 본 강가의 석양이라든지, 목욕탕에 다녀오다 아버지가 포장마차에서 사준 어묵이라든지.... " ....

"어쟀든 그런, 아무것도 아닌 일이잖아? 그때는 그것이 영구보존판 추억이 되리라고는 생각지도 않았지. 드라마틱한 부분이라곤 조금도 없는걸. 지금의 무로타나 나처럼 고작 오늘 하루를 보내는데 바빠서 허덕거리고 있으면 말이야. 그런 평범한 일들을 자신이 얼마나 소중히 생각하고 있는지 몰라. 그러나 나이 먹어서 살아가는 데 아등바등하지 않아도 되고 모든 게 허무해졌을 때, 진공 팩으로 보존했던 그런 추억이, 뭐랄까, 위안이 되는 것 같아. 봐, 추억을 떠올리는 것만으로 그때의 마음으로 돌아갈 수 있잖아. 그건, 소중한 것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말이 아닐까?"   p.195

<누군가가 누군가를 사랑한다> :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해주는 남자를 만나게 된 여자 이야기. 역시 불륜 이딴거 하면 안된다. 가슴 벌렁거리는건 둘째치고 이렇게 무턱대고 임신시키면 인생 쫑난다.

<해바라기마트의 가구야 공주> : 가족간의 사랑이야기. 제일 감동적으로 읽은 단편이다.

 

난 몰랐는데 작가후기를 보니 이 작가의 색깔은 유머였다. 독자가 이 소설을 읽고 기분이 좋아지고, 또 웃음지을 수 있는게 목적이라는...

오래전에 읽었던 <공중그네>처럼 웃음을 주체하지 못할 정도로 웃겼다고는 할 수 없지만, 여섯 편의 단편 모두 독특한 내용, 그리고 유쾌함과 감동을 함께 느낄 수 있어서 나에게 아주 멋진하루를 선사해 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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