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하기 힘든 사랑

외출
김형경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5년 8월

그 어떤 것이든, 사회적으로 쉽게 받아들여질 수 없는 걸 미화시켜 사람들을 어필하는 것엔 크나큰 능력을 필요로 해야 되지 않을까?

그 중에서도 불륜으로 살펴보자면, 특히 소설에서의 불륜은 너무나도 많이 접해서
그닥 참신함도 느껴질 수 없었고, 그래서 나에겐 그 사랑이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시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최근에 읽었던 에쿠니 가오리의 '도쿄 타워'가 그랬고, 권지예의 '꿈꾸는 마리오네뜨'가 그랬고.

그러나 '외출'은 왠지 다를 것 같았다.
가장 큰 이유는 영화로도 만들어졌기 때문에.
영화로까지 만들어진다면 그 누구라도 한번쯤 기대하고 읽어볼 만할 것 같아서 뻔한 소재의 색다름을 느끼기 위해 펼쳤건만,
영화에서 손예진과 배용준이 연기했던 이 두 주인공의 사랑은 별로 색다를것도 없었고, 그래서 크게 공감도 되지 않았다. 
각자의 배우자가 외도를 했던것처럼 이들의 사랑도 '맞바람'으로 치부하고 싶을 정도로.

남.녀는 친구가 될 수 없다고 하던가.
결혼을 해서 사랑의 감정이 식었을 때 쯔음엔 다른 이성에게 그때의 감정을 느낄 수 있을 법하고,
이 둘의 사랑 역시 서로가 힘들 때 기대고 싶은 누군가가 필요할 때 서로를 절실히 필요로 했던 것일뿐.

내가 남자주인공이라면 바람핀 아내의 몸이 회복되자마자 먼저 이혼하자고 했을터인데,
아무런 말도 없이 꿋꿋이 버티고 있는 이 주인공. 때론 너무 착하게 표현한 주인공이 짜증 날 때도 있는 법이다. 이런 성격은 착한게 아니라 어리석은거지.


덧붙임 : 읽으면서 생각한 건데, 만약 이 두 주인공이 정말 배용준, 손예진 정도는 아니라도 그럭저럭한 외모를 갖추지 않았다면 과연 이둘은 눈이 맞을 수 있을까?  
배용준 대신 옥동자라면... (난 왜 책 읽으면서 자꾸 이런 생각을 하나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