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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여자
서영은 지음 / 문학사상사 / 2000년 6월
평점 :
절판
그녀와 또 다른 그녀가 사랑을 한다.
'동성애'라는 이색적인 소재를 다룬 소설이기에 참신함과 신선함을 많이 느낄 수 있었다.
한마디로 잘 나가는 여류화가가 아들의 연인을 처음 본 순간,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되고 이 둘의 관계는 급속히 깊어진다. 하지만 한 사람의 맹목적인 사랑이 다른 한 사람에게는 오히려 부담과 집착으로 여기지기 마련. 끝없이 밀고 당기는 줄다리기가 이어지다가 결국 아들의 연인을 너무나도 사랑한 이 여인은 자살을 택하게 된다는 줄거리이다.
중년의 여성이 아들의 연인에게 느끼는 감정은 사랑이었을까? 누구도 의심없이 사랑이라고 말할지 모르겠다. 심지어 사랑을 넘어선 집착으로까지 보여졌으니... 하지만 놀랍게도 해설에서는 이 소설의 동성애를 '근친상간'을 간접적으로 내비치기 위한 수단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한다. 마치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미스테리한 영화를 보는 심정이다.
서영은 작가의 소설을 처음 접하게 되는 나에게 서술에서의 깊이있는 상념과 그 상념을 표현하기 위한 더더욱 깊이있는 수식이 쉽게 책장을 넘기지 못한게 했던 것 같다.
너무나도 가을에 어울리는 소설이라고 생각된다. 그래서 난 이 소설을 주저없이 '가을소설'이라고 칭하겠다. 작품이 처음부터 끝까지 고독의 냄새로 꽉 채워져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