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 케이지 히메카와 레이코 형사 시리즈 2
혼다 테쓰야 지음, 한성례 옮김 / 씨엘북스 / 2012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강변에 세워진 소형 트럭에서 절단된 왼손이 끔찍할 정도로 많은 출혈을 동반한채 발견된다. 이내 경찰은 누구의 손인지를 찾아내게 되고 그 배후에 얽힌 인물들과 이야기를 추적하게 된다.

 

일본 형사소설은 조미료를 친 감칠맛 나는 음식같다. 이미 20대 초반부터 미야베 미유키나 히가시노 게이고의 여러 책들을 나오는 족족 읽었는데 읽을 때는 재미있지만 읽고 나서 시간이 지나면 줄거리도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물론 그 중에서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백야행>이나 <레몬> 그리고 미야베 미유키의 <모방범>처럼 뇌리에 강하게 박힌 작품들도 있었지만 말이다. 요즘도 서점에 가면 이들의 책이 세워진 상태가 아니라 눕혀진 상태로 여러 독자들에게 강력 홍보되고 있는데, 옛날처럼 그 열기가 뜨거운지는 잘 모르겠다. 아무튼 내 대학시절에 일본 추리소설을 빼놓자면 사실 말이 안 될 정도로 열혈 책벌레였던 내가 주로 읽었던 책들이 바로 이런 책들이었다.

그 당시에 너무 많이 읽다보니 사실 지금은 조금 그 흥미가 반감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이런 책들이 재미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왜 우리나라에는 이런 엔터테인먼트를 가미한 흥미로운 추리나 형사소설 시리즈가 없는지 의아할 따름이다.

 

<소울 케이지> 역시 일본 형사소설 시리즈의 하나인데, 히메카와 레이코라는 여형사가 주인공이다. 책의 끝부분의 해설에서 저자가 어떻게 캐릭터 설정을 하는지를 알게 되었는데, 배우들과 소설 속 캐릭터를 접목한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조금은 비현실적으로 레이코가 아주 예쁘고 늘씬한 능력있는 형사로 등장시켰는데, 배우와 접목시킨 결과이니 그럴 수 밖에. 말하자면 판타지에 가깝지 않을까? 이런 형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욕망의 연장선으로 말이다. 한때 즐겨 읽었던 스카페타 시리즈 또한 그랬는데, 역시 주인공이 남자보다는 여자인 형사가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소울 케이지>는 레이코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인데, 나는 이 책을 먼저 읽었다. 그렇다고 놓치는 내용은 없다. 그러나 좀 더 레이코의 행적과 히스토리를 제대로 따라가고 싶다면 시리즈의 첫 작품부터 읽는 것을 권한다.내용으로 평가하자면 그저 그렇다. 뻔한 이야기에 어딘가 퍼즐이 제대로 안 맞는 부분과 허술함이 많으며 '부정'으로 책의 키워드를 어필하고 있지만 이런 소재는 유명한 <용의자 X의 헌신>같은 작품에서 숱하게 보아왔던 부분이기에 감흥은 없다.

 

무엇보다도 이 시리즈의 재미는 역시 레이코와 다른 캐릭터들을 탐구하는 것에 있다. 그래서 '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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