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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경 지도 - 2008~2014 변경을 사는 이 땅과 사람의 기록
이상엽 글.사진 / 현암사 / 2014년 12월
평점 :
우리 사회 곳곳에서 사회적인 문제가 생겼을 때 사실 내 일이 아니면 크게 관심을 가졌던 적이 없었다. 사람이란 누구나 저마다 이득을 가지려고 하며 문제는 바로 이런 부분에서 다른 누군가와 갈등이 생겼을 때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 어떤 나라보다도 사실은 좌파에 대한 인식과 편견이 곱지 못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사실 '바른 것'을 행하고 주장하는 것도 '누가' 주장했냐에 따라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게 된다. 참 이상한 나라이다. 어쩌면 젊은 사람들은 바로 이런 이율배반적이고 모순적인 사회 현실이 지쳐서 관심을 주지 않는 것은 아닐까. 또 그런 사회 문제에 관심을 주기에는 제 코가 석자인 판국이라서 그럴지도 모른다.
사회문제에 대한 이런 내 태도에 이 책이 깨우침을 던져주었다. 2008년부터 2014년까지 용산참사부터 세월호까지, 모든 것을 사진 속에 담았다. 민감한 부분들이다. 그리고 연출은 없다. 더 없이 사실적이기에 더 없이 아프고 어둡다. 내가 외면했던 지나온 현실들을 흑백사진으로 찬찬히 보게 되니 나 자신의 반성도 함께 되기 시작한다.
이 작은 나라에서 이렇게도 많은 사람들이 부대끼며 살아가고 있고, 누군가의 이득을 위해서 누군가는 손해를 감수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그들이 얼마나 손해를 감수해야 하며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는다. 그저 그들이 힘이 없기 때문이다. 현실의 현실이다. 너무나도 많이 보아왔기에 이런 현실을 살아가려면 그들의 편에 서서 그들을 보듬어주고 부조리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서 노력해야 마땅한데 그렇지 못하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기에 우리는 모두 이 사회에서 제대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상위 프롤레타리아 혹은 부르주아가 되고자 앞만 보며 달리고 있다. 약자를 돌아볼 여유 따위는 없다.
이 사진집 한 권을 읽는 내내 불편한 현실을 다시 돌아볼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불편한 현실 속에서 나는 어떻게 해왔으며 앞으로 또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 책을 덮고 그 어느 때 보다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