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기 Yogi, 인도에 쉼표를 찍었습니다
이헌희 지음 / 북노마드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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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삶을 살기 위한 법칙이란 그러니까 물건으로 치자면 '사용설명서' 같은 것이다. 물건을 만든 사람이 그것을 사용할 불특정 다수를 위해 가장 정확한 언어, 정성 어린 삽화와 사진을 넣어 다소 방대하더라도 백과사전에 가까운 매뉴얼을 만드는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설령 그것을 아무도 읽지 않는다 하더라도 말이다).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인생설명서'로는 성경과 불경, 바가바드기타 그리고 수만 수천 권의 위대한 책들이 있다. 하지만 아무리 주옥같은 글들도 내 삶과의 접점이 없다면 그저 하얀 종이에 그려진 그림에 지나지 않는다. 내가 아쉬람으로 온 이유는 바로 그 접점을 찾기 위해서일지도 모르겠다."

                                                                                                                        - p.63

 

인도 여행 책만 주구장창 읽다가 한번도 들어보지 못했던 곳, 인도 북부의 '아쉬람'에서의 요가수행에 대한 책을 접하게 되었다. 사실 지금까지 '요가'를 한 번도 배워본 적이 없는데다가 고작 몸매관리를 위해서 동영상을 보고 어설프게 따라해본 게 전부인터라 요가의 장점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고 있지조차 못했다. 그런데 아쉬람에서의 수행기는 제대로 된 인생설명서 하나를 얻은 기분 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게 인생설명서는 무엇일까? 멘토를 뜻하는 구루조차 딱히 없다. 그래서 뿌리 깊지 못한 삶을 살고 있으며 내게 지대한 영향을 끼치던 무엇이 상실되어버리거나 안 좋은 영향을 끼칠 때 마다 중심을 제대로 잡지 못한 채 위태롭기 일쑤였다. 20대를 이렇게 보내버렸으니 이제는 뭔가 확실한 뿌리를 내려야 겠다는 생각을 문득 하게 되었다. 그 뿌리란 역시 내게도 사용설명서 같은 존재인데, 이 책이 내게 꽤 큰 영향을 주는 듯 하다. 복잡한 현대사회의 깡통같은 관계들 사이에서 제대로 된 신념을 지키기 위해서는 정신 뿐만 아니라 육체 또한 강해져야 하는데 요가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해 주는 듯 하다. 보통 몸매를 유지하기 위한 요가가 아닌 정신을 굳건히 해주는 제대로 된 요가 말이다.

 

이성보다는 감정에 흔들리고 무겁기 보다는 가볍기 그지 없으며 타인에 따라 내 삶이 바뀌는 나는 누구일까? 그 누구보다도 수행이 절실한 내게 아쉬람으로의 여행은 꽤나 매력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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