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증명 증명 시리즈 3부작
모리무라 세이치 지음, 최고은 옮김 / 검은숲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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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인간의 인간다움이란 무엇일까?  인간이 짐승과 다른 것은 바로 '생각하는 능력'이다. 이 '생각'이 지성만을 의미한다면 그것은 완벽한 인간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바로 '인성'이 그 나머지를 차지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인간이 가장 인간다워질 수 있는 것이다. 모리무라 세이이치의 증명 시리즈 중의 하나인 <인간의 증명>에서 다시 한 번 느꼈던 점이다.

 

호텔의 가장 높은 층의 한 레스토랑은 한 끼 식사 가격만 해도 상당하다. 전용 엘리베이터를 운행하고 있는데 어느 날 그 엘리베이터에서 한 흑인이 가슴에 칼이 꽂힌채 숨을 거두었다. 경찰은 바로 이 흑인이 미국이이며 일본을 방문한 목적을 수사하고 있던 중 출생과 관련한 비극적인 과거를 접하게 되면서 내용은 전개된다.

 

아주 오래된 작품이기 때문인지 <청춘의 증명>에 이어서 이 작품을 읽고 느꼈던 점은 '우연'을 동반한 지나치게 '작위적'인 성격이다. 현대의 추리소설에서는 리얼리즘의 성격을 강조하기 위해서 좀 더 내용의 구성이 탄탄하고 촘촘할 수 밖에 없는데 반해 증명 시리즈의 경우는 내용이 지나치게 우연적으로 맞물려 있는 흠이 보인다.

 

내용은 차치하고 이렇게 거창하고 철학적인 제목으로 만들어진 작품을 읽고 난 후 흔히 말하는 '인간성'을 상실했을 때의 최후는 비극적일 수 밖에 없음을 다시금 느끼게 된다. 그럼에도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에서 얼마나 인간성이 상실되면서도 떳떳하게 잘 살아가고 있는 인간들이 많은가. 그런 인간들을 보고 느끼게 되는 나약한 인간들은 그들을 욕하고 경멸하면서도 또한 그들 처럼 살아가게 됨을 많이 보게 된다. 이것이 바로 현실 속의 '인간의 증명'은 아닐까. 이 모든 것을 보고 때로는 환멸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이런 나 자신이 그들과 같은 모습을 보일 때 나는 스스로 다잡는다. 스스로에게 떳떳하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이 바로 가장 인간적인 삶을 사는 방법이며 이것이야말로 인간으로서 세상을 잘 살아가고 있다는 증명이라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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