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거짓말 시공사 베른하르트 슐링크 작품선
베른하르트 슐링크 지음, 김재혁 옮김 / 시공사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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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행복 그리고 거짓은 깊은 관계가 있다. 적어도 내게는 그렇다.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서 또한 더욱 뜨거운 사랑을 갈구하기 위해서 늘 거짓은 불가피했으며 지금도 그렇다. 옳고 그른 것 따위는 중요하지 않았다.

 

#1 몇 년 전 이런 스스로의 모습에 회의와 환멸이 느껴졌던 적이 있었다. 런던의 한 공원에서 나는 그 누군가에게 가감없이 나에 대해 솔직함 그 자체를 말해주었다. 물론 다시는 그 사람을 보지 않을 생각으로 말이다. 그런데 그 때 느꼈던 그 감정은 후련함의 한편으로는 또 다른 답답함과 우울함이었다. 그 후로는 지금까지 그 누구에게도 그런 까발림은 해 본 적이 없다.

 

#2 이 책을 읽고 있는 동안, 나는 정말 나쁜 짓과 나쁜 거짓말을 해보았다. 그리고 책을 덮고나서는 '왜?'라고 자문해보았다. 그렇다. 외로움과 고독 그리고 쓸쓸함이라는 일상에 한 줄기 빛을 갈구하기 위해서였다. 그 전까지는 그런 모든 것들에 너무나도 질렸었다. 그래서 지금은 겉으로 행복한척하고 있으면서도 또 다른 마음 한켠으로는 미래에 대한 걱정과 감정의 복잡함이 뒤섞여있다.

 

솔직 담백한 소설집이다. 소설집의 등장인물 모두가 어쩌면 우리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우리가 언젠가 겪어봤으며 또한 우리가 외면하고 싶었던 현실들을 담담하게 그려놓은 것이다. 이 모든 소설들은 결국 지금의 나처럼 행복과 사랑을 추구하기 위해서 거짓이 함께 함을 보여주었기에 내게는 또 다른 위로가 되었다.

 

거짓으로 점철된 이 여름, 행복과 사랑 없이는 살 수 없는 한 나약한 인간으로서 <여름 거짓말>은 비단 나같은 인간은 나뿐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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