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매진 - 초일류들의 뇌 사용법
조나 레러 지음, 김미선 옮김 / 21세기북스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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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매진'이라는 단어는 그 자체로 역동적이며 생산적이고 가장 인간적이다. 사회를 발전해 온 원동력의 정신이 바로 이매진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세상을 움직이는 소수의 사람들은 바로 이런 정신을 지녔으며 그들의 과감한 실천이 나머지 사람들의 삶을 더욱 윤택하게 해주었다.

 

몇 년 전만 해도 바로 이런 의미에서 가장 핫했던 인물이 '스티브 잡스'였다. 아이폰에 대한 내 첫 기억은 다소 우습다. 런던에서 살고 있을 때 이사를 했던 적이 있는데 플랫을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가 않았다. 왔던 길을 계속 되짚어서 가도 보이지 않기에 한 과일가게에 들어가서 플랫의 주소를 알려주고 위치를 물었다. 중동계 과일장수가 꺼냈던 폰이 아마도 아이폰일터였다. 당시 한국에 수출되기 전이었고, 스마트폰에 대한 인식조차 없던 때였었기에 그저 내게는 신기할 뿐이었다. '과일장수가 이렇게 좋은 기계를 갖고 있다니'라는 감탄을 하며 무사히 플랫을 찾았었는데, 그 기계가 바로 아이폰이었음을 그 후에 알았다.

 

나는 스티브 잡스가 탁월한 유전자를 가졌기에 이매진 정신을 지녔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호기심과 커뮤니케이션 및 배짱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바로 이 책에서 언급해주듯이 말이다. 이 중에서도 커뮤니케이션은 무척이나 중요한데 이스라엘이 실리콘밸리 못지 않은 테크놀로지 발전이 될 수 있었던 배경도 바로 '커뮤니케이션'이다. 같은 층에 살아도 인사 한 번 제대로 하지 않는 이웃들, 회사에서도 입 다물고 일 해야 하는 분위기, 퇴근 후에는 말할 기력조차 없는 내 일상에서 이매진을 위한 커뮤니케이션은 전무하다. 누군가 내 일 자체가 그런 정신을 그닥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말한다면 나는 그 누군가를 미개인이라고 부르겠다. 인간이 가장 인간으로서의 능력을 발휘하며 삶을 빛내는 성취로 가득한 삶을 살 수 있는 것이 바로 이매진 정신이기 때문이다.

 

책에서 제시해주듯 이매진 정신은 업무 환경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일과 가장 밀접해야 하기 때문에 일터 자체가 이런 정신의 근간이 되어야 한다. 실제로 토이스토리를 만든 픽사의 경우는 전 직원이 하나의 화장실을 이용하도록 하고 카페테리아 조성으로 소통이 불가피한 환경을 만들었다. 역시 이런 환경 자체가 시너지효과를 빚어내어 개개인이 창조할 수 없는 창조물을 만들어냈고, 이로써 제작된 애니메이션은 흥행 연타를 한다. 그에 비해 내 일터의 분위기는 무척이나 특이하다. 전 직장에서는 전혀 볼 수 없었던 '무덤' 혹은 '전멸'과 같은 분위기이다. 처음에는 집중하기 좋을 것이라고 판단했는데, 집중 잘 되는 것 외에는 아무런 장점을 찾을 수 없다. 그 전 직장들에 있었던 카페테리아는 직원들간의 소통의 장이었다. 돌이켜보면 휴식 및 지식의 공유로 업무의 능률을 올릴 수 있었으며 회의를 통한 시너지로써 이매진을 발휘할 수 있었음은 물론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첫 직장이 방송국이었고, 업무적 성격이 늘 아이템 회의를 해야 했으니 당연히 이런 분위기 조성은 마련될 수 밖에 없었다. 어떤 업무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면 조직원들이 더욱 활기차게 일 할 수있으며 즐겁고 생산적일 수 있다. 

 

한국이라는 나라에서는 남과 조금만 달라도 타도하는 분위기가 조성이 되어 있기에 사실 이매진을 발휘하기가 상당히 힘들다. 정규 주입식 교육과정에서 벗어난 과정을 밟은 즉시 사회에서 성공하기란 하늘의 별따기일테고,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패기넘치게 창업해도 성공할 확률이 희박한 곳이며 비관적인 색안경에 지원조차 받기 힘든 곳이 아닌가. 그러나! 그럼에도! 이매진 없는 발전은 없다. 역사적으로 보았을 때 남들이 노라고 할 때 예스라고 했던 선구자들이 세상을 변화시켰듯, 우리에게 바로 이매진 정신이 필요함은 두 말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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