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로부터의 선물 - 세계도시여행
이나미 글 사진 / 안그라픽스 / 2007년 12월
평점 :
절판


일본이 가까우면서도 먼나라인 반면, 터키는 멀지만 가깝다고 표현하는게 맞을 듯 하다. 지리적 위치의 특이성으로인해 항상 궁금한 나라로 인식하고 있었지만 가본 적은 없다. 영국에 있을 때 많은 터키 학생들이 영어를 배우러 오는 걸 보고 유럽에 있지만 꽤 영어에 대한 교육열이 높구나 싶었다. 한국으로 온 이후에는 터키 음식점이 많이 생겨났고 외국인을 비롯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맛에도 터키 음식이 꼭 맞는 것 같아서 언제나 터키는 꼭 가보고 싶은 나라들 중의 하나로 인식되곤 했다.

 

책을 읽고 터키의 남자들이 이토록 유머러스하고 친절한 줄 몰랐다. 영국에서 만났던 터키남자들은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의 공통점은 밝은표정에 있다. 내가 볼 때 마다 항상 밝은 얼굴이었으며 근심, 걱정이 없어보였다. 책을 읽고 많은 터키인들이 그렇다는 걸 알게 되었고, 문득 얼마 전에 읽었던 여행책의 '버마'에서의 맑고 순수했던 버마인들이 떠오른다.

아주 오래전부터 항상 무슬림에 대한 호기심이 있었다. 히잡을 쓴 여성들을 볼 때 마다 나와는 너무나도 다른 그들의 종교 문화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했다. 그래서 무슬림에 대한 책을 탐독하기도 했었다. 내가 알던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온 친구는 나보고 무슬림을 믿지 않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했는데, 태어날 때 부터 그들은 자연스레 받아들인 종교이며 교리로서의 히잡 또한 지극히 당연하게 여기는 듯 했다. 그저 그들이 아닌 타인의 입장에서만 그들을 안쓰럽게 보아왔던 것이다. 항상 강조하는 문화의 상대성을 지키기가 쉽지 않은 대목이다.

 

책이 마치 고서를 본 뜬 디자인으로 만들어졌는데, 지금까지 본 여행책들 중에서는 굉장히 독특한 디자인이다. 저자가 딸과 함께 터키를 여행한 후 쓴 책인데, 다소 읽기가 부담스러웠다. 문체가 담백하다기보다는 군더더기와 화려한 미사여구를 너무 붙였기 때문이다. 여행책들을 보면 나름의 컨셉이 있고 그 컨셉에 따라 문체가 다양해지는데, 이 책은 마치 화려한 기교를 뽐내는 것 같아서 여행책인지 에세이인지 알 수가 없었다. 사진도 아쉽다. 프로가 아니더라도 대중에게 소개하는 여행책에 이런 아마추어같은 사진을 수록했다는 점에서 말이다. 이 모든 걸 통틀어서 말하자면 너무 과하여 아쉽고 또한 너무 부족하여 아쉽다고 하겠다.

 

책을 읽고는 무엇보다도 터키의 역사에 대해서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유럽과 아시아의 문화가 결집된 곳의 독특한 문화의 밑바탕에는 그만큼 독특한 역사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멀지만 가까운 나라, 터키의 매력에 빠져들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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