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 교과서는 살아있다
문상흡 외 지음 / 동아시아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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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을 앞두고 있는 나이에 화학 공부에 빠져버렸다. 고등학교 때부터 과학과는 담을 쌓고 지내왔었는데 뜻하지 않게 과학과 친해져야 하는 업무를 수행하게 되면서 더 이상 등한시 할 수 없게 되어버렸다. 그 중에서 화학과 먼저 친해지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데 정말 화학이라는 학문은 공부할 수록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지게 됨을 알게 되었다. 물질의 변화를 연구하는 학문이기에 자연계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화학과 따로 생각할 수가 없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가 흔히 쓰고 있는 화학 제품들이 어떤 원리를 가지고 있으며 어떤 역사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모른채 그저 쓰고 있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일상생활에서 무심코 사용했던 모든 것들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화학의 더욱 놀라운 면모는 일상생활 뿐만이 아니라 인간에게도 적용된다는 점이다. 우리가 매일 밥을 먹으면 소화효소를 통해서 에너지가 발생하게 된다. 또한 '사랑'이라는 것 또한 뇌의 화학작용이다. 이 얼마나 낭만적이지 못한 현실인가! 그러나 화학을 모른채 살아간다는 것은 우리의 눈에 마치 블라인드로 가린 채로 살아간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사랑이 화학적이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케미 돋는다'라는 말로써 재미있게 표현하기도 하는데, 이 화학작용을 쉽게 부정할 수 없는 것 또한 현실이지 않나? 그렇기에 사랑은 인간을 인간적으로 만들 수 밖에 없게 만든다.

 

책에서 주로 다룬 부분은 신재생 에너지인데 현재 사용되고 있는 자원이 머지 않아 고갈될 위기에 놓이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현재 태양 및 수력 등의 풍부한 자원을 통하여 신재생 에너지를 개발중인데 화학의 발전이 인류사를 통해서 급격히 발전된 것을 통해서 볼 때 바로 신재생 에너지의 개발이 이루어진다면 가히 놀라운 업적이 될 것이다. 혹시 우리나라가 석유 한 방울 나지 않으면서 석유 소비량은 10위권 안에 든다는 것을 아는가?  작은 국가가 짧은 기간 동안 놀라운 발전을 이루면서 마이카 시대를 이루게 된 후 가져온 결과이다. 그렇기에 환경 문제에 대해서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생각보다 훨씬 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은 매년 조금씩 느껴지는 이상기후를 통해서도 절감할 수 있다.

 

문과에서는 '경제학'이 필수적인 교양 학문이라고 생각되었다. (사실 문,이과를 구분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그래서 경제학 공부를 열심히 했던 적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경제신문을 볼 수 있는 눈이 생기고 세상의 경제를 볼 수 있어서 기뻤었다. 그런데 화학을 공부하게 된 후에는 이 세상 모든 것들의 원리를 볼 수 있는 눈이 생긴 것 같다. 배움의 기쁨은 다름 아닌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화학은 기쁨이라는 케미를 선물해주는 학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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