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니티 - 신의 불을 훔친 인류 최초의 핵실험
조너선 페터봄 지음, 이상국 옮김 / 서해문집 / 2013년 12월
평점 :
절판


히로시마 원자폭탄에 대해서 알고 있었던 것은 그저 역사책의 한 줄로서 간략하게 설명된 정도에 그쳤었다. 그 내막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알 수 있는 방법은 별로 없었다. 이 책이 아니었다면 평생 그 한 줄의 지식으로만 만족해야 했을 것이다.

 

그래픽 노블이 익숙하지 않았던 나는 만화와 소설은 분리될 수 밖에 없는 장르라는 생각이 강했었다. 이 또한 이 책을 읽기 전까지이다. 그래픽 노블이기에 더욱 흡인력 있을 수 있었고 오히려 더욱 이해하기 쉬웠기에 여러모로 <트리니티>가 내게 가져다 준 선물은 적지 않은 것이다.

 

요컨대 원자폭탄이 만들어진 과정을 그래픽으로 밀도 있게 그려냈기에 오히려 글로써 전해지는 메시지보다 훨씬 이해하기 쉬웠다. 또한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상황에 대해서도 냉정하게 다루었기에 이 책은 그 당시의 과학의 발전과 역사 및 정치에 대한 집약체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고 생각한다.

 

내용의 중심에는 천재 과학자로서 원자폭탄 발명에 한 획을 그은 ‘로버트 오펜하이머’가 등장한다. 로스 앨러모스에서 다른 여러 과학자들과 함께 국가의 존망을 결정지을 수 있는 무기 생산에 사명을 다하지만 결국 원자폭탄의 투하로 수많은 사람들의 죽음을 목도한 후 그는 회의에 빠지게 된다. 그러나 이미 역사는 돌이킬 수 없고, 현재까지도 많은 국가에서 지구를 멸망시킬 수 있을만한 위력의 무기를 가지고 있다. 천재들의 노력이 낳은 산물이 결국은 지금까지도 무기를 보유해야만 하는 평화라는 아이러니함을 남긴 것이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점은 인간의 탐욕에 의한 원자폭탄의 과도한 실험이 결국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조금씩 방사능에 노출되게끔 만들었다는 점이다. 몇몇 인간에 의한 잘못된 선택이 결국은 역사를 더욱 재앙으로 몰아넣은 것은 아닌지에 대해서 냉정히 고찰해보아야 할 점이다.

 

단연 최고의 책이었다. 짧지만 더 없이 밀도 있었고, 짧지만 더 없이 강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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