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결의 역습 - 청결 강박에 사로잡힌 현대인에게 전하는 충격적인 보고서
유진규 지음, 미디어초이스 방송제작 / 김영사on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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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 말할 것 같으면 그야말로 위생의 신이라고 할 수 있겠다. 결벽증 정도는 아니지만, 늘 청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살고 있기 때문이다. 식당에 가면 수저는 뜨거운 물에 한 번 담군 후에 써야 안심이 되고 왠만하면 화장실 문 손잡이는 아예 안 잡으려고 한다. 처음부터 이렇지는 않았다. 어렸을 적에는 세균에 대해서 무지한 채로 더러운짓(?)도 자주 했는데, 크면서 어머니의 위생에 대한 관념이 커지면서 내게도 그대로 전해져 내려온 것이다.

 

굳이 집에서 이런 가치관을 전해 받지 않더라도 우리는 항상 세균은 나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메스컴에서 항상 다루고 있는 부분인데다가 향균제품의 광고에서는 그야말로 세균이 악마라는 것을 의인화해버리기 때문이다. 얼마전에는 지하철의 의자가 얼마나 더러운지에 대한 뉴스를 보고 기겁을 하기도 했었다. 이런 뉴스와 광고들은 사람들을 점점 항균에 대한 강박관념을 갖게 한다. 나 또한 그런 강박관념을 가진 사람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내가 얼마나 잘못된 생활방식으로 살고 있는지를 알게 되었다. 요컨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에는 세균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은데 그 중에는 유해균도 있지만 유익균도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요구르트로 섭취하는 비피더스균과 같이 잘 알려진 유익균 뿐만이 아니라 위암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유해균인 헬리코박터균도 유익균의 역할을 한다고 한다. 세균에 대해서 무조건 퇴치를 해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이 이와 같은 유익균까지 퇴치하게 만들며, 이는 알레르기 및 아토피 피부염을 발생시키는 원인이 되어버렸다. 실제로 아프리카인들의 경우에는 이런 질환이 거의 없다. 그들은 늘 전통식단으로 토양에서 발생하는 유익균을 섭취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알레르기와 아토피는 사회적인 발전이 이루어진 나라일수록 더욱 늘어났다. 바로 위생적인 환경을 고집하며 세균에 대한 무조건적인 퇴치가 가져온 실상이다.

 

최근에는 여러 질병을 유익균 섭취인 프로바이오틱스로 퇴치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제 인간 유전자에 대한 연구에서 세균에 대한 연구로서 여러 질병을 퇴치할 수 있는 시대로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그 전에 우리 모두 세균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먼저 타파해야 할 것이다. 세균은 적이기도 하지만 친구이기도 한 사실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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