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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의 부름
기욤 뮈소 지음, 전미연 옮김 / 밝은세상 / 2011년 12월
평점 :
모르는 누군가와 핸드폰이 서로 바뀐다면? 짜증부터 날 것이다. 한 번도 그런 적이 없는데다가, 요즘처럼 핸드폰이 다양해지고 케이스까지 다양해서 그럴 일은 쉽게 일어나지 않을 것 같다. 여기 로맨틱 스토리의 대가(?) 기욤 뮈소가 바로 핸드폰이 바뀐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해준다. 그 과정이 참으로 현실적이지 못한 억지스러움에 조금 아쉬움이 느껴졌지만, 뭐 어떠랴 기욤 뮈소의 이야기에는 중독성에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으니 말이다.
세계적으로 저명한 셰프인 한 남자와 플로리스트인 전직 경찰이었던 한 여자, 둘은 뉴욕의 공항에서 우연히 부딪치게 되어 핸드폰이 바뀐 후 각자 미국과 프랑스인 삶의 터전으로 돌아가게 된다. 도착한 후에 핸드폰이 바뀐 걸 알게 된 후, 남의 비밀을 캐보고 싶은 호기심에 서로 핸드폰에 있는 사진과 자료들을 훔쳐본다. 그러던 중 전직 경찰이었던 여자가 경찰을 그만둘 수 밖에 없었던 미해결 사건을 남자가 우연히 알게 된 후 이 둘은 이 사건을 매개로 만나서 함께 해결하게 된다.
내가 좋아하는 몇몇 탁월한 이야기꾼이 있는데, 나라별로 대표 작가를 꼽자면 미국은 더글라스 케네디, 일본은 히가시노 게이고 그리고 프랑스는 단연 기욤 뮈소라고 할 수 있겠다. 그만큼 달콤하면서도 중독적인 이야기를 선사하는 재주가 있기 때문에 어느새 나는 그의 열렬한 팬이 되었다. 아주 오랜전에 읽었던 <사랑하기 때문에>에 이어 얼마 전에 읽었던 <구해줘>는 최고였다. 물론 한 가지 흠이 있다면 우연이 너무나도 많기에 작위적인 느낌이 강하다는 점이다. 그렇지만 뭐 어떠랴! 팩트가 아닌 픽션인데.
책 속에서 영국, 프랑스, 미국을 배경으로 이루어지는 러브 스토리가 더욱 아름다울 수 있었던 이유는 기욤 뮈소의 경험이 녹아든 배경 묘사도 한 몫 했기 때문이다. 운명적인 사랑을 만나는 것을 '천사의 부름'이라고 한다면, 기욤 뮈소의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내게는 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