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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양장)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2년 12월
평점 :
품절
세상에 대해 비관하고 누구도 그들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세 사람이 있다. 고아 출신의 이들은 일본의 경제 불황과 겹쳐서 실직을 하게 되고 수중에는 당장 생계를 이을 수 있는 돈 조차 없어서 빈집털이를 생각한다. 그래서 낡은 자동차 한 대를 훔쳐서 유명 기업 여사장의 별장을 털지만 불행히도 여사장에게 들키게 되고 이들은, 졸지에 강도가 되어 여사장을 협박하며 금품을 훔쳐서 나미야 잡화점에 숨는다. 오래전의 나미야 잡화점은 잡화점 주인의 사려깊고 현명한 상담으로 유명했는데 이 세 명이 엉뚱하게도 바로 과거와 현재의 교차에 머무르며 고민상담을 해주게 된다.
마치 판타지같고 동화같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여느 작품과는 차별적이다. 피냄새나고 스릴 넘치는 추리는 전혀 없다. 그래서 혹자는 참신하게 생각했을수도 있고 혹자는 실망했을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는 기대했던 내용과 너무나도 달라서 실망할 뻔 했지만, 책을 덮을 때까지 또 다른 매력과 훈훈함에 쉽게 덮을 수가 없었다.
20대 후반의 내가 마치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 딱히 하고 싶은 일이 없고 그저 부속품처럼 살아가고 있는 스스로가 싫어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남들과의 비교를 하며 스스로를 열등감의 대상으로 몰아넣고 있다. 이런 내게 절실히 나미야 잡화점이 필요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함을 안다. 그렇지만 책 속의 여러 고민상담을 봤을 때 나 자신에게도 해 주고 싶은 여러 명쾌한 상담들이 있어서 힘이난다. 뻔한 상담이지만 왠지 히가시노 게이고가 쓴 이야기 속의 상담이기에 내게 더 큰 도움이 된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접한 히가시노 게이고는 역시의 최고의 이야기꾼이다. 어떤 장르이든 기발함으로 독자를 매료시키는 그는 다작을 하지만 그 어떤 작품도 팬으로서 절대 놓치고 싶지 않게 만든다. 무엇보다도 이 책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 내게도 기적을 선사해 줄 것이라는 희망이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