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소비 트렌드
김상일 지음 / 원앤원북스 / 2004년 9월
평점 :
절판


경제학에는 문외한인 나에게 이 책에 나오는 용어가 다소 생소하고 어려워서 이해하지 못한 면도 없지 않아 있지만, 저자가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는 대충이나마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은 현재의 한국 소비 시장과  전망을 총 세가지로 크게 묶어서 다루었다. 저자는 책을 통해 우리나라의 소비시장을 한발 떨어져서 마치 딴 나라 사람인양 뒷짐지고 제3자의 시각으로 보자고 했지만 그도 우리나라 사람이기에 우리 소비시장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은근히 비춰주는듯 했다. 지금이야 국민들 입에서 '경기가 안좋다'라는 말이 밥먹듯 나오고 신문에서도 '경기침체'라는 말을 매일 같이 쓰고 있지만 이런 사회일수록 오히려 소비자는 조그마한 물건 하나를 사도 똑똑하고 까다로워지며 그에 따라 공급자들은 더욱 머리를 굴려야 되고 남들과 다른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좀처럼 열리지 않는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예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3,300원짜리 화장품이 나오고 대형쇼핑몰에서는 대량으로 묶어서 파격적인 가격에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으며 ‘CGV’나 ‘메가박스’‘롯데시네마’같은 멀티플렉스에서는 신용카드와 핸드폰 제휴 서비스를 이용해서 단돈 2000원이면 최신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것이다. 이제 '국산품애용'은 구시대적인 말에 불과하다. 지난 주말만 해도 나는 친구와 주말에 '메가박스'에서 영화를 보고 'KFC'에서 점심을 먹었으며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시며 재미있게 보냈다. 내가 그날 소비했던 곳 모두 우리나라가 고향이 아닌 다른 나라가 고향인 전세계적으로 프랜차이즈를 소유하고 있는 곳에서 소비를 했던 것이다. 우리입에 들어가는 음식이야 고사리하나라도 싸고 품질이 떨어지는 중국산이 아닌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것을 선호하지만 그 외에 다른 부분에서는 더 이상 그런 모습을 찾기는 힘들다. 이기적인 것처럼 보여도 국산이든 외제든 일단 더 싸고 더 혜택이 크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보여준 현재의 우리 소비현상에 대해 나는 소비하면서도 미처 생각지 못했던 점을 알게 되고 '감탄'을 연발했다. ‘미샤’에서 싸게 파는 화장품이 용기를 플라스틱으로 바꾸고 도매와 소매의 중간과정을 거치지 않고 바로 소비자에게 오기 때문에 파격적인 가격이지만 그렇다고 ‘미샤’측에서도 절대 손해보는 장사는 아닌 것이다.여기서 한가지 더 알게 된 사실은 또 다른 화장품업체가 유리병에 화장품을 담기 때문에 용기값이 더 비싸게 나온다는 점이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셈이다. 이처럼 저자는 경제연구원이니만큼 우리가 미처 몰랐던 부분을 알게 해 주어서 더욱 합리적인 소비를 하게끔 유도하고 있는 것 같았다. 또한 월마트가 왜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성공하지 못했으며 모토로라가 옛날만큼 명성을 얻지 못하는 이유 등.. 그 원인을 꼬집어서 밝혀주기에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도 이 책을 읽으면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된다.
‘10대를 이용한 마케팅’은 좋은 평을 듣지 못한다. 나 또한 10대이기는 하지만 한번씩 그런 것을 볼 때마다 어린 학생들을 유혹하고 농락하는 듯 보여서 굉장히 불쾌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저자는 이득을 남기기 위한 전략을 쓰자면 10대를 이용한 마케팅만큼 크게 남는 것도 없다면서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내세우고 있다. 그렇지만 너무 정도가 지나친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느껴질 때가 주말 안방을 점령하는 오직 10대만을 위한 쇼,오락프로그램이 그것이다.오죽했으면 외국인의 눈에 우리나라가 이렇게 비칠까...이 책에 나오는 ‘스콧 버거슨’이라는 학자의 말을 인용해보면 ‘세계에서 가장 유교적인 사회로, 노인에 대한 공경이 사회의 공식적인 규범이라지만 실상은 전혀 딴판이다. 패션, 엔터테인먼트, 출판, 레스토랑, 여가 산업 등은 거의 전부 젊은 층을 겨냥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젊은이 들은 30줄을 넘기면 즐거운 생활에는 안녕을 고해야 하고, 사회는 이제 그들에게 관심을 뚝 끊어버린다.’라고 했다. 물론 내가 언급한 부분은 엔터테인먼트쪽에 가깝지만 그것 외에도 학자가 언급한 많은 부분이 실로 젊은층만 겨냥해서 가족끼리 주말에 함께 즐길 수 있는 마땅한 오락조차 없는 것이다. 이 점에 대해서는 우리 사회가 많이 반성해야 되지 않을까.. 
경기침체여도 소위 '명품족'들의 사치행각은 계속 되고 그 점에서 비롯해서 저자는 아무리 싼가격에 세련된 패션디자인을 내세워도 네임벨류가 없으면 시장에서 성공하기 어렵다고 한다. '전통'이라는게 보수적일 수도 있겠지만 무시할 수 없듯 시간이 지나면서 쌓여온 브랜드의 전통도 상품가치를 더욱 빛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고자 한다면 남보다 배로 더 노력해야 되며 식상함은 절대로 소비자들을 어필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우리는 지금 정보화시대를 살고있다. 인터넷을 아주 깊은 산간벽지가 아닌 왠만한 시골에서는 쉽게 할 수 있을 정도로 인터넷이 보편화되어 있다. 그와 함께 소비자들은 좀 더 쉽고 합리적으로 소비를 할 수 있게 되었고, 제품을 하나 구입하더라도 이 제품 저 제품을 비교하게 되면서 어느 순간 그 제품에 대한 박사가 되어 버리는 것이다. 이런 똑똑한 소비자들이 있기에 이제는 품질, 가격, 서비스 어느 하나라도 소홀히 했다가는 더이상 시장에서 버티고 있기가 힘들다. 그래서 공급자들은 소비자들의 심리를 잘 꿰뚫고 새롭고 톡톡튀는 기발한 제품을 만들어야하고 더불어 서비스도 최상을 내세운다면 이러한 현상의 유지로 우리 경제는 조금씩 풀릴것이고 더불어 반도체나 핸드폰처럼 Made in Korea가 전세계적으로 애용될 날이 머지않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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