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즈 저택 괴사건 동서 미스터리 북스 123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김인영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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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거서 크리스티'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이름은 알고 있었지만 그녀의 소설은 처음 읽게 되었다. 우연찮게도 이 책이 그녀의 처녀작이라니... 처녀작치고는 놀랄만한 추리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이제까지 접한 추리소설에서는 대부분 많은 사람들이 범인으로 지목한 사람은 95%정도가 결국에는 범인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그런 편협된 고정관념을 파괴하고 있다. 그래서 매우 신선하게 생각되었고, 또 하나의 재미는 이 책에 등장하는 계란형의 얼굴이면서 모든 것을 삐딱하게 보지 않고는 못참는 성질을 가진 벨기에인 탐정 '포아로' 그리고 우연히 스타일즈 저택에 놀러 갔다가 사건에 휘말리게 된 친절한 매너남 '헤이스팅스' 이 두사람 캐릭터의 특징이다. 특히 '셜록 홈즈'처럼 '포아로' 또한 괴짜인물이다. 살인사건을 다루면서 언제나 느긋해보이는 성격과 그 탐정만의 행동의 특징은 독자들이 전혀 심각하고 지루하지 않게끔한다. 그리고 '헤이스팅스'는 한마디로 독자들의 시선이라고 말하면 좋을까... 독자가 짐작하게하는 범인을 '크리스티'는 간파하고 그 예상을 '헤이스팅스'가 하게끔한다. 그래서 독자로서는 자기가 범인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헤이스팅스'가 정확하게 찾아냄으로서 더욱 놀라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독자가 나름대로 추리를 할 수 없게끔 하는 것 같다. 그 당시 영국 사회에서는 일단 무죄로 방면된 사람은 다시는 똑같은 죄목으로는 재판을 받을 수 없다는점을 잘 꿰뚫었던 범인과는 달리 독자들은 그런 법제도가 있는지도 전혀 모를뿐만 아니라  두 공범이 6촌 관계라는 것도 전혀 몰랐던 것이다. 그래서 다 읽고 나서도 이 책은 어딘가 모르게 탐정만 혼자서 추리해서 범인을 찾아내고 범인이 잡힌뒤 '포아로'가 '헤이스팅스'에게 설명하는 것을 독자가 읽고 알게되는.. 순전히 독자는 지켜보기만 하라는 메세지인 것 같아서 아쉬웠다. 난 추리소설이 한층 더 재미있어야 한다면 독자도 사건을 함께 추리해보고 해결해보게끔 적당히 힌트를 줘야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는 우리나라 추리소설이 더욱 흥미진진하다고 생각한다.

처녀작의 느낌은 언제나 파릇파릇하고 정열적이며 신선한 느낌을 가지게 한다. 이 책은 '크리스티'가 제1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시절 병원에서 간호사 및 약제사를 겸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 직업으로 인해 쌓아두었던 배경지식의 덕으로  탄생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런 박식함과 함께 허를 찌르는 반전이 인상적이었던 이 책을 읽고 그녀의 다른 작품도 기대하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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