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존재
이석원 지음 / 달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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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읽어왔던 수많은 책들의 리뷰와 달리 이 책은 책 자체보다도 이 책이 내 손에 들어오게 된 과정의 스토리가 더 큰 의미가 되는 듯 하다.

 

4개월의 연애에 종지부를 찍고 만나게 된 새로운 사람. 11월 11일에 빼빼로와 함께 내가 책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고 그 아이가 내게 준 선물이 바로 이 책이다. 그 후 매일 출근을 하며 조금씩 읽는 동안 우리는 가까워지기 시작했고 사랑에 대해서 더 없이 시니컬한 책의 내용과 달리 우리는 서로 빠져들기 시작했다.

 

나는 언니네 이발관의 이석원은 잘 모른다. 그저 이 책을 쓴 글쓴이 이석원이 어딘가 모르게 나와 비슷한 면모가 있는 듯 하여 동질감이 느껴졌다. 무엇보다도 관계의 고찰, 그로 인한 상처의 끝에 이르러서는 더 이상 사랑의 영원함을 믿지 않는 듯한 그의 메세지는 내게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28살의 젊은 나이에 결혼하여 6년만의 결혼 생활을 끝낸 그에게 사랑에 대한 단상은 온통 불신으로 이루어진 듯 했다.

 

길었던 연애, 짧았던 연애 모든 연애를 해 본 내게 사랑이 달콤하다고 하는 사람은 그저 풋내나는 사랑 아닌 사랑을 해 본 것으로밖에는 보이지 않았다. 그만큼 사랑이라는 건 그런 것이다. 그리고 그 사랑으로 인한 상처는 그 후에 만나는 누군가에게는 스스로 상처받지 않기 위해서 점점 장벽을 높이게 되며 이런 스스로에 대해서 씁쓸함만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사랑에 대한 에세이는 아니지만 사랑과 상처가 내게는 가장 가슴에 와닿았기 때문에 책을 덮고 나서도 어떤 마음으로 사랑을 해야 하는지 생각해보게 된다. 어떻게 답을 찾을 수 있을까? 적어도 이 책의 저자인 이석원에게 사랑은 행복보다는 불행으로 엔딩을 장식하는 것인 듯 하다. 그런데 이것이 현실이라면 순간을 믿는다는 그의 노래를 들으며 사랑과 행복을 찾으려들었던 많은 사람들은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한다는 말인가? 순간은 믿지만 영원하지는 않은 게 사랑인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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