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재, 나는 운명을 지휘한다
김홍재 말함, 박성미 씀 / 김영사 / 2000년 10월
평점 :
절판


'그는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악보에 매달렸고, 대학 내내 오케스트라의 연습 일정을 지켜봐 온 사람이다. 선생들은 그의 재능을 한눈에 알아봤고, 그는 그 재능을 바탕으로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자기 극복을 위해 요가를 배운 것도 지휘자로서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며, 몇 날이고 흔들리는 촛불을 노려보며 집중력을 키웠다. 지휘자로서 갖춰야 할 모든 것을 그는 자기것으로 만들어야 했다. 그 시간들을 이제 하나씩 보상받는 중이었다. .....  연주할 곡이 결정되면 그는 악보 전부를 외워 버린다. 악보를 넘겨가면서는 연주에 집중할 수도 없을 뿐더러 전체의 흐름이 흐트러지는 것 같아서다. 전 악보를 완벽하게 암기한 후에는 누구의 모방도 아닌 자기의 해석으로 자신의 곡을 만들어간다.'                         -p.80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TV에서만 봤던 나는 지휘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각각 자신의 악기를 맡은 연주자들은 악보만 보고 연주할 뿐이지 지휘자를 보지도 않았고, 지휘자는 단지 박자만 맞춰 줄 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음으로서 김홍재라는 자랑스러운 한국인을 알았을 뿐만 아니라 지휘자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된 좋은 계기가 되었다. 



김홍재.. 이 책에서 주인공 외에 언급된 정명훈이나 윤이상같은 분들은 우리 귀에 익는다. 하지만 김홍재는 낯설다. 그의 화려한 경력에도 불구하고 왜 우리는 그를 몰랐을까.. 재일동포로서 나라가 해방된 이후 국적변경을 하지 않은 채 조국의 통일 된 날만 기다리는 조선적인 그를 우리는 이질적인 다른 민족처럼 보아서 일까..  이 책에서 또 하나 알게 된 점은 김홍재씨같은 조선적에 대해서이다. 조선적을 나는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는데,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해방이후 분단된 조국 아래에 남한도 북한도 아닌 그렇다고 일본도 아닌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조선이라는 국적을 가진 그들은 소수민족으로서 일본에 거주하면서 다른 나라에도 자유롭게 갈 수 없는 난민의 생활을 해야 한다. 김홍재씨가 국적을 변경한다면 클래식의 본고장에서 충분히 더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남한과 북한.. 그 어느 하나의 나라에 속하지 않고 조국이 통일될 때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에 국적을 변경하기를 소망하는 그를 보고 그의 애국심에 또 한번 놀랐다.



김홍재.. 꼭 한번 직접 만나뵙고 싶은 분이다. 특히 그의 성실함과 인간미.. 그리고 애국심등.. 내가 배워야 할 점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바람은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꼭 읽어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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