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낯선 타인처럼 1
앤 타일러 지음, 이종인 옮김 / 시공사 / 1995년 7월
평점 :
품절


고3 기간에 수능이 몇개월 남지 않았을 때 ... 아마도 지금까지는 이 기간 동안 엄마와 내가 가장 많이 사이가 안 좋고 많이 부‹H쳤던 것 같다. 사실 내가 엄마와 사이가 좋을 때라도 동생이 두 명이나 더 있어서 꼭 그 둘 중 누군가는 말썽을 부리기 마련이었다.



어쨌든 엄마와 자식간에, 그리고 엄마와 아빠.. 엄마가 스트레스를 받는 때면 늘 여행도 하고 머리도 식히고 싶다고 하셨다. 뭐, 아직 그런 적은 없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는 그런 엄마를 어느 정도 이해하게 되었고, 기꺼이 여행을 보내 드리고 싶었다.이 책에서의 주인공 델리아는 엄마와 닮은 점이 없지 않아 있는 듯하다. 주인공이 가족과의 여행에서 혼자 사라져 버린 아주 대담한 여자이기는 하지만... 


 책이 총 두권인데 읽으면서 구태여 책을 두권씩이나 만들 필요가 있었을까 싶었다. 물론 판타지나 추리소설이 아니라서 박진감있고, 흥미진진함을 원하지는 않았지만 주인공이 가족여행중 홀로 떠나서 1년 동안 다른 도시에서 홀로 지내고 나중에 다시 가정으로 돌아오는 전체적인 내용으로 볼 때 그 안의 소소한 사건을 두권씩이나 늘려서 쓰기에는 독자가 너무 지겨워 할 것이라는 걸 작가는 생각을 못할까... (퓰리처 상 수상 작가라는데...)



미국소설이라는게 믿겨지지 않을만큼 가부장적인 요소가 많이 나타난다. 미국의 문화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이 소설에 나오는 한국의 가정에서 엄마들이 받는 대접과 비슷한 점이 많은 장면에서 매우 놀랐다.



그리고 읽으면서 요즘 인기리에(?)  방영중인 드라마 '12월의 열대야'가 생각났다.  이 책의 주인공이 그 드라마의 여자주인공과 많이 비슷해서이다. 드라마의 여자 주인공의 남편도 의사인데 이 책의 주인공의 남편 역시 의사이다. 놀랍게도 의사의 성격이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차갑고 무뚝뚝하기 그지 없다. 그래서 읽는 동안 또 하나 느낀건... 꼭 다정다감한 남자와 결혼해야 겠다는 것...



 책의 주인공과 같은 상황이 꼭 아니더라도 누구나 한번쯤 현실을 도피해 보고 싶을 것이다. 가령 내가 수능을 앞두고 방황을 했듯이... 이럴 때는 과감하게 혼자라도 얽매여 있던 모든 것을 잠시 벗어나서 여행을 해 보는 것도 아주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작가가 독자에게 이 책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점을 잘 파악하지 못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조금 지겨워도 나에게는 엄마를 잘 이해할 수 있고, 그리고 내가 결혼을 해서 지금의 엄마 정도의 나이가 되었을 때를 상상해보고 좋은 배우자를 고를 수 있게끔 도와준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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