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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터스 ㅣ 블랙 로맨스 클럽
리사 프라이스 지음, 박효정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3월
평점 :
삶을 관조할 수 있다는 건 그만큼 성숙해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까. 지금의 나도 그럴 수는 있지만 나이듦에 대해서는 사실 그렇게 되기가 어렵다. 지금의 젊음이 사라진다는 것만 생각해도 낙오되는 기분인 것은 젊기 때문에 당연시 생각해왔던 일들에 무척이나 익숙해져왔기 때문이다. 젊기에 당연히 받아들일 수 있는 방황과 자유가 나이가 들면 책임으로 바뀔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벌써부터 그런 생각을 하면 두렵고, 아직까지 내게는 젊은 생각과 행동이 더 익숙하다. 이 모든 것은 젊은 외모를 갖추고 있고 체력을 갖고 있기에 가능한 것은 아닐까.
실제로 100세 이상 사는 것이 가능해진 사회에서 인간은 점점 노화되고 젊음을 되찾기 위해서 다른 10대들의 몸을 빌릴 수 있는 것으로 이 책은 시작된다. 전쟁 이후로 먹을 것이 없고 갈 곳은 잃게 된 소년과 소녀들은 돈 많은 늙은이들이 그들의 몸을 대여하는 일로 돈을 벌 수 있게 된다. 그 축에는 프라임 데스티네이션이라는 곳이 있고, 바로 이 곳에서 음모가 시작된다.
이 책을 단순히 상상에 의지한 판타지로 치부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단순하게 생각하기에는 시사하는바가 너무나도 크다. 100세 시대에서 인간은 끊임없이 젊음을 욕구하게 되고 부를 가진 자들은 충분히 그 젊음을 살 수 있는 시대가 되고 있다. 물론 이 책에서 다룬 것 처럼 비인간적인 형태의 매매가 아니라 각종 의료 시술로 젊은 외모를 갖추는 것에 불과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상상할 수 있는 것 이상의 모든 것을 사고 팔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때 과학적으로 가능 할 때 이런 무시무시한 거래가 없을거라고도 장담할 수 없다.
가질 수 없는 것을 가질 수 있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정의와 윤리가 퇴색될 수 밖에 없다. 이 책은 이를 충분히 보여 준 훌륭한 판타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