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나라에서만큼은 편안하기를

엄마가,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 - 진실, 진영에게 띄우는 엄마의 첫 번째 편지
정옥숙.이이림 지음 / 웅진윙스 / 2011년 6월

언제나 생각하는거지만 대한민국에서 여배우로 살아가는 건 보통 힘든 일이 아닌 듯 싶다. 처음에 최진실의 자살 소식을 접한 후 나는 그녀와 생전에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는 사이였지만 그녀 죽음의 이유가 된 루머와 그 루머를 퍼뜨린 사람에 대해서 증오심을 감추기 힘들었다. 나 뿐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그랬었고, 이 상처는 고인이 된 그녀 가족에게는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상처가 너무 깊고 힘들어서 그녀의 동생 또한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에 이른 기가 막힌 일이 일어나버렸다.  

이 책은 두 자식을 하늘 나라에 보낸 고 최진실, 최진영의 어머니가 쓴 책이다. 얼마전에 다큐멘터리를 통해서 그녀가 남겨둔 두 아이를 뒷바라지 하며 살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가슴이 많이 아팠었다. 사랑하는 연인이 헤어져도 그 슬픔을 감당하기 힘든데 자식을 어이 없는 이유로 먼저 하늘나라로 보내는 어머니 심정은 어떠할까. 이 책에서는 그 모든 과정의 진솔함을 엿볼 수 있었고 더불어 고 최진실이 연기자 생활을 하며 가장 처음으로 큰 위기를 겪을 수 밖에 없었던 이혼 과정 또한 소상히 알 수 있었다. 그 일이 있었을 당시의 나는 그저 언론에서 보도하는 곧이 곧대로 믿고 있었다. 성대한 결혼식을 올린 톱스타가 추하게 이혼하는 과정을 보는 게 사실 보기 좋지는 않았는데 그 때 그녀는 얼마나 큰 상처를 입었는지 그녀가 떠난 후에도 한참이 지나서야 알 수 있게 되었다. 

연예인이라는 직업이 겉으로는 화려할 뿐, 인기가 단숨에 올랐다가 떨어지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언제나 예민할 수 밖에 없음을 안다. 그럴수록 주변에는 정말 단 한명이라도 마음을 터놓을 수 있고 조언을 들을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두 남매가 힘들었을 때는 그런 사람이 없었다는 점이 안타깝다. 그래서 그녀의 어머니는 손자, 손녀들에게 친구의 소중함을 늘 가르쳐 주고 있다고 한다.  

외롭지 않은 듯 보였지만, 언제나 보이지 않은 곳에서는 너무 외롭고 힘들었을 고인들이 지금 살아있었다면 그 아픔은 끝나지 않을지 모르지만 그 모든 아픔을 무색하게 해 줄 두 아이들이 있기 때문에 더 살아있었어야 했다. 그래서 그 죽음이 더욱 안타깝고 억울한 것이다. 그러나 이미 이 모든 안타까움이 소용이 없어졌음을 안다. 아무쪼록 하늘 나라에서만큼은 편안하게 살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