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큐피드의 동생을 쏘았는가
데이비드 헌트 지음, 김승욱 옮김 / 작가정신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샌프란시스코의 포크 거리에는 몸을 사고 파는 남창과 그 중에서도 미성년자들만 찾는 남자들 그리고 마약거래 등으로 낯선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주인공인 나는 사진작가로서 오랫동안 이 거리에서 몸을 팔았던 팀과 친밀하게 지내던 중 어느 날 토막사체가 되어서 돌아 온 팀을 보게 된다. 이에 충격을 받고 그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서 발벗고 나서서 사건을 파헤치게 되고 이 사건은 십오년 전 이 거리를 끔찍한 분위기로 뒤덮었던 또 다른 사건의 모방범죄로 드러나게 된다. 

시종일관 어두컴컴하며 자극적인 소재가 돋보이는 소설이다. 추리소설 캐릭터는 그 중요성이 점점 더 해가지만 이 책에서는 캐릭터보다는 내용에 더욱 매력이 느껴진다. 범접할 수 없는 소재와 탄탄한 구성이 흡인력을 만들어내고 길고 길었던 내용의 책도 덮고 난 후에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진부하지 않기에 더욱 뇌리에 깊게 남는다. 

이 책에서 등장하는 살인사건의 장소는 사람들이 흔히 접하기 힘든 범죄와 일탈의 공간이고 책에 등장하는 인물 또한 레즈비언을 비롯하여 남창까지 다소 충격적인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그럼에도 독자는 이들이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하나의 사건을 축으로 하여 보여지는 이들의 성격과 지나온 인생사를 들여다보게 해 줌으로써 독자는 오히려 그들의 매력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그 점에서 나는 이 책을 높이 사고 싶다. 

샌프란시스코를 배경으로 하였지만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샌프란시스코가 아닌 그 이면의 모습을 드러내주어서 이 도시에 대한 호기심이 더욱 짙어졌다. 이 책 속의 강한 캐릭터들과 샌프란시스코의 조화가 절묘했고 탄탄하고 상투적이지 않은 내용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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