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커
존 그리샴 지음, 최필원 옮김 / 북앳북스 / 200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며칠 전에 영화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를 무척 재미있게 보았다. 그 여파가 아직도 가시지 않아서일까 한동안 멀리 했던 스릴러 소설을 들게 되었다. 존 그리샴은 오래전에 원서로 접했던 <어소시에이트>에 이어 이 책이 두번째인데 그의 작품은 번역본이든 원서인든 술술 읽히는 재미가 있다. 나는 스카페타 시리즈처럼 캐릭터에 비중이 많은 스릴러를 좋아하는데 옮긴이의 말에서 존 그리샴의 베스트셀러 중에도 그런 작품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의 다른 작품들도 기대를 하게 되었다.

<브로커>는 법정스릴러의 대가인 존 그리샴에게는 조금 생소한 주제를 다루었다. 제목 그대로 주인공이 브로커인데 워싱턴 D.C.에서 알만한 사람은 모두 알고 있고 정치게임과 돈이라면 모든 것이든 오케이 하는 거물인 조엘 백먼이다. 그의 브로커로서의 거칠 것 없었던 탄탄대로는 JAM이라는 국제적인 보안을 일시에 침투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거래하면서부터 무너지게 된다. 좀 더 이익을 얻기 위해 신용을 잃은 거래는 그의 주변인들을 희생시키게 하고 그 또한 6년 동안을 감옥에서 지내게 한다. 그러나 어느날 갑자기 14년이나 더 남은 복역생활에 종지부를 찍게되고 그는 사면된다.

다른 스릴러와 달리 반전과 트릭은 없다. 그래서인지 어딘가모르게 매듭이 조금 느슨하다는 느낌이 강했다. 캐릭터의 성격 또한 매력이 없고 강하지 못해서 임펙트가 없었지만 그래도 존 그리샴의 작품답게 서사성만은 좋았다. 무엇보다도 책의 배경이 된 이탈리아의 아름다움에 대한 묘사는 역시나 작가의 의도대로 무척이나 세밀하게 나와있어서 소설만 읽고도 충분히 이탈리아의 아름다움에 매료될 정도였다. 또 이 책이 한국에서 2005년에 나왔는데도 스마트폰이 중요한 아이템으로 등장해서 무척 놀라웠다.

미국판 스릴러를 읽으면 다른 나라 작가의 스릴러와는 다른 느낌을 받는다. 헐리우드 영화에 익숙해져서일까. 책을 읽으면서도 쉽게 빠져들 수 있고 쉽게 상상이 되며 해피엔딩은 영화에서 꼭 한 번씩은 본 듯한 느낌을 연출한다. 그 중에서도 존 그리샴의 작품들이 단연 그런 면모가 돋보인다. 때로는 그런 진부함이 무척이나 그리울 때가 있다. 그래서인지 내가 오랜만에 접한 존 그리샴은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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