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의 음모 - 위험천만한 한국경제 이야기
조준현 지음 / 카르페디엠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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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고 이 책이 경제학 관련 책인지 알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제목부터가 무척이나 전투적이다. 내용도 신랄하다. 혹자는 너무 좌파적이라서 싫어할 수도 있겠다 싶다. 사실 나는 경제학에 무지하고 시사적인 부분도 개략적으로 알 뿐이라서 이 책의 콘텐츠를 평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였다. 100% 이해도 못하는 주제에 어찌 분석을 하고 평가를 할까. 대신에 나는 이 책으로 단편적으로 알았던 사실들의 지저분한 배후를 꿰뚫어보고 배울 수 있었다. 

'승자의 음모'라는 제목이 의미하듯 이 책은 대한민국 사회에 기득권층이 만들어놓은 것들을 음모라고 정의해둔 채 이 음모의 배후에 어떤 진실이 숨겨져 있는지 경제학자로서 풀어주고 있다. 총 여덟 개의 음모에 대해서 파헤치고 있는데 '한국경제는 수출로 먹고살아야 한다'라는 첫번째 음모부터 '북한의 붕괴에 대비해야 한다'는 여덟번째의 음모까지 우리 모두가 그렇게 알고 있는 사실들이 사실은 매우 위험하고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사실임을 분명히 해주고 있다. 정치에 관심이 없고 경제는 거의 문외한이 내게도 이 책에서 까발려지는 진실을 알게 되고는 사실 통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무엇보다도 MB의 종부세 기준 변경에 대해서는 그야말로 이 정부가 상위 계층을 위한 정부임을 드러내주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또 지금도 한창 시끄러운 무상급식에 대해서는 그와 반대로 굉장히 엄격한 잣대를 드리운다는 것을 알게 되면 차라리 종부세의 기준을 새로 정립하여서 고등학교까지 무상급식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진정한 민주주의 국가이며 복지국가가 아닌가 한다.

일곱번째 음모의 '개인의 행복과 불행은 성적순이다'에서는 대한민국의 교육 현실에 대해서 꼬집고 있는데 다소 경제학과는 관련이 없어보인다. 오바마가 한국의 교육열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이를 미국 교육에서도 실현해야 한다는 기사를 나도 보았다. 저자는 그런 오바마가 실제로 일주일동안 한국의 고3 생활을 그대로 해보면 그 때도 이렇게 말을 할 수 있을지 의구심을 내세운다. 물론 그건 오바마가 직접 그런 생활을 해 보고 그가 꿈꾸던 교육이 바로 이런 교육이라면 할 말이 없지만 어쨌든 대한민국의 어린이부터 청소년들의 행복지수가 낮다는 사실은 새삼스러울 게 없는 자명한 사실인 듯 싶다.

사실 이 책에서 내세운 대안들이 조금은 현실적이지 못한 듯 보인다. 물론 현실 가능할 수는 있지만 북한과의 협의를 통해서 군사를 10만명으로 제한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너무나도 현실에서 벗어났다. 이 외에도 근로시간의 단축이나 업무를 쉐어링하는 등의 실업문제 해결은 사실 사회학을 전공한 나도 강의실에서는 많이 듣던 대안이었다. 문제는 실현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이 모든 것들이 아직 시기상조라고 치부하는 사람들에게 저자가 도대체 지금이 이른 때이면 진정한 때가 언제오냐고 반박하지만 이 대안들이 지금 당장은 실현되지 못하더라도 관심을 갖고 실현이 늦게나마 실현이 되게끔 하는 것이 바로 민주주의사회의 시민의 바른 역할인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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