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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사용설명서 두 번째 이야기 - 내 삶을 희망으로 가득 채우는 일곱 가지 물음 ㅣ 인생사용설명서 2
김홍신 지음 / 해냄 / 2011년 3월
평점 :
김홍신 작가의 책을 처음 접해본다. 그가 어떤 스타일의 작가이며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아무것도 모른 채 이 책을 읽으니 전혀 모르는 사람의 인생을 들여다 본 묘한 느낌이라고나할까. 그가 전직 국회의원이라는 막연한 사실은 알았지만 어떤 국회의원이었으며 또 어떤 작가인지 전혀 아는 바가 없다. 그러나 이 에세이 한 권으로 그가 어떤 사람인지는 대충 알 수 있었다. 낯간지러울 정도로 자기 자랑이 심한 에세이의 홍수 속에서 이 책 또한 예외가 되지 않음은 씁쓸했지만 읽고 나서 내 마음 한 구석을 꽉 움켜쥔 듯한 이 느낌은 뭘까.
무엇보다도 그가 젊음에 대해서 쓴 글이 내 마음 한 켠을 아직도 움켜잡은 것 같다. 아무리 돈이 많은 늙은이라도 젊음과 바꿀 수 있을 정도로 젊음이 그 자체로 고귀하고도 소중하다는 구절을 읽고 나는 왜 지금까지 이 사실을 잊고 살았는지 스스로가 너무나도 부끄러웠다. 내가 지금 낭비하고 있는 젊음을 이 책을 통해서 비로소 자각하게 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내게 준 선물은 무척 크다.
책에는 그 밖에도 중국의 동북공정과 북한에 대해서 우리가 견지해야 하는 자세 등 저자가 오랜 세월 동안 담아왔던 생각들을 펼쳐주고 있다. 무엇보다도 그의 대작인 <대발해>의 눈물나는 집필 과정을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고 꼭 읽고 싶은 도서 목록에 포함되었다. 많은 대한민국 국민들이 그렇겠지만 보통 한국에서의 국회의원에 대해서 여론은 호의적이지 않다. 너무나도 많은 비리의 온상이 그들의 조직에서 발생했고 세월이 지나도 추함과 반성은 여전히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어쩌면 나는 김홍신이라는 사람이 작가보다는 국회의원이었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 호의적으로 보지 않았는지 모른다. 그러나 그의 에세이집에서 그가 내뱉은 국회의원에 대한 솔직한 발언이 그가 다른 국회의원과 다른 소신있고 사명감 있는 직업의식을 가져왔음을 말해주는 듯 했다.
너무나 교과서적이고 뻔한 말들을 늘어놓은 책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옳은 말들을 지금까지 잊고 살아왔던 내게 이 책은 다시 한 번 세상과 나를 바르게 볼 수 있는 안목을 심어준 고마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