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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 오브 투 Power of 2 - 최고의 성과를 올리는 8가지 협력의 비밀
로드 와그너 & 게일 멀러 지음, 이경남 옮김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애플북스)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직장생활을 하는 지인이 내게 해 준 말이 있다. '튀지마라'였다. 직장에서 튀면 바로 찍힌다고 했다. 모 지상파 방송국의 시사프로그램에서 인턴으로 일하고 있었을 때 난 그것도 모르고 객기를 부렸다. 모든 관료제 사회가 그렇지만 방송국이라는 특정 공간 안에서는 부하직원의 대우를 받으면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신분이 바로 작가이다. 처음으로 한 아이템을 맡은 여기자와 담당 작가와의 회의에 참여했던 적이 있는데 내가 그 기자의 아이템에 대해서 나름 반론을 펼쳤을 때 그 여기자는 더 이상 내가 브라운관을 통해서 보던 참한 기자가 아니었다. 그러니까 난 내 옆에 있던 작가처럼 순종적이며 튀지 말았어야했다. 직장생활이란 바로 그런 것이었다. 더군다나 이 책에서도 나와있듯 한국 사회에서는 더 심하다.
이 책은 혼자 보다 둘이 함께 하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자명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렇지만 각각의 주장에 대한 여러가지 역사적인 사례들은 자명함을 더욱 설득력있게 만들어주고 있다. 난 둘 보다는 혼자서 일하는 걸 좋아하고 지금까지 학교생활을 해오면서도 일부러 팀플이 있는 과목은 피했었다. 그러나 어쩔 수 없이 팀플이 필요할 때도 운 좋게도 지금까지 꽤 훌륭한 성과를 많이 거두었다. 그러나 직장에서의 협력은 다르다. 앞에서 보듯이 위계질서가 잡혀있는 공간에서 상사와 부하직원간의 협력은 순수한 파트너로 이루어지기 힘들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책이 세계적인 여론조사기관 갤럽의 회장이 쓴 책이니만큼 책의 내용이 여론조사를 기반으로 이루어졌는데 실제로 상사가 보스처럼 행동했을 때 일의 성과는 좋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내가 협력을 기피하는 이유는 의견조율 및 상대방의 특성을 맞춰주는 것이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모든 것에 신경을 쓰다보면 차라리 혼자 하는 게 일은 더 많지만 마음이 더 편하다고 여겨왔다. 중학생때부터 협력으로 해야 하는 수행평가가 워낙 많아서 많은 파트너들을 만나봤지만 프로젝트에 대한 의지가 없거나 나몰라라 하는 태도의 동료를 워낙 많이 보아와서 어쩌면 그때부터 개인플레이를 지향하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이 책에서도 분명 그런 점들을 간과하지 않는다. 그러나 책에서는 개인적인 희생보다도 협력으로 이루어지는 성과가 더욱 성공적이고 인간적인 유대감 또한 향상될 수 있기 때문에 그 힘이 더욱 강하다고 한다.
이 책에서 믿을만한 여러가지 사례를 들지 않았다면 그냥 한 번 읽고 잊어버렸을 것이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얼마나 많은 협력이 훌륭한 성과를 가져왔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하나보다는 둘이 낫다는 것을 역사로 입증하는 것이다. 이제는 내가 패러다임을 바꾸고 긍정적으로 협력을 기꺼이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