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하게 사과하라 - 정재승 + 김호, 신경과학에서 경영학까지,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신뢰 커뮤니케이션
김호.정재승 지음 / 어크로스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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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하면 난 정말 사과하는 게 익숙하지 않다. 누군가 내 잘못에 대해서 말을 하면 변명부터 하기 일쑤이다. 말하자면 습관적인 방어가 나오는 것이다. 그래서 사과를 잘 하는 사람들을 보면 부럽기까지하다. 그만큼 사과를 하기까지는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는 자존심이 강하거나 사회적 지위가 높을수록 더 필요한 법이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쿨하게 사과하는 게 관계의 개선과 자기 자신을 위해서도 현명한 방법이라고 전해주고 있다. 실제로 책에 따르면 연봉이 높고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일수록 사과를 많이 한다는 통계를 입증해주고 있다. 조직 내에서의 성공은 능력보다도 관계를 잘 이끌어나가고 갈등을 조장하는 능력이 뛰어난 사람일수록 유리하게 작용함을 방증하는 셈이다.  

사과는 무조건 미안하다고만 해서는 안 된다.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진심어린 태도는 물론이고 사과의 타이밍 및 그에 따른 솔루션의 제시도 중요하다. 또 '그러나'를 사과의 뒤에 붙이는 사과는 사과 아닌 사과 즉 '비사과사과'로서 차라리 하지 않은 것만 못하다. 사과를 할 때에는 철저히 방어와 변명의 자세를 버리고 사과만을 해야 상대방의 용서를 구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기업이나 연예인이나 정치인과 같은 공인의 사과 형태를 보면 여전히 잘못된 사과를 많이 볼 수 있다. 기업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을 경우 사태가 더욱 심각하여 법정까지 가게 된다면 그 과정에서 끝까지 부인을 하기 마련이다. 사과를 하는 것은 곧 법정에서 패배를 조장하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법정에서 무죄를 판결 받았다고 하더라도 이미 여론은 유죄로 판결내리게 된다. 심각한 딜레마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최근의 MC몽 병역논란 또한 이 딜레마가 여실히 드러난다. 법정에서의 그는 무죄였지만 이미 그에게 실망한 여론에 그는 유죄인 것이다. 옳고 그름을 떠나서 미리 사과를 하는 모습을 보였다면 이렇게 까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법원 판결 이후의 MC몽의 형식적인 사과 기자회견을 보니 차라리 하지 않은 것만 못한 듯 보였다. 

사과에도 스킬이 필요하다. 제대로 된 사과를 하지 않으면 오히려 관계가 더 어색해질 수도 있다. 이 책을 읽고 제대로 된 타이밍에 적절한 사과의 기술을 익히고 실천한다면 사과의 미덕을 올바로 실현할 수 있는 것이다. 진짜 사과를 제대로 하고 자신의 잘못을 인지하는 사람이 자존심이 강한 사람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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