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나의 변명

즐거운 나의 집
공지영 지음 / 푸른숲 / 2007년 11월

참 말 많던 책이었다. 성이 다른 아이 셋을 키우는 세 번 이혼한 작가의 가족사를 다룬 소설이니 그럴만도 하겠지만 말이다. 우선 이 책이 중앙일보에 연재되기 전에 공지영 작가의 전 남편이 가처분 신청을 했었고, MBC 수목드라마 <즐거운 나의 집>의 드라마 제목에 대해서 작가가 불륜드라마에 같은 제목을 쓴다고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었다.(이건 누가봐도 비논리적인 오버다.) 책을 읽던던 중 얼마전에 무릎팍 도사에 나온 공지영의 방송도 찾아서 보았다.(무릎팍도사 출연은 차라리 하지 않았으면 좋았을걸 싶다. 가장 중요한 얘기는 얼버무리면서 그나마 했던 얘기들도 모두 이 책에 있다.) 

세 번 이혼한 유명작가로서 살아가는게 얼마나 힘들었을까. 성이 다른 아이 셋을 키우는 것도 얼마나 힘들었을까. 세간의 손가락질을 감내해야 했지만 엄마로서 강해질 수 밖에 없었다는 그녀는 방송에서도 이 책에서도 느껴질 수 있었다. 그렇다고 꼭 이런 책을 내야 했을까 싶다. 읽는 내내 그 손가락질에 대항해서 변명한다는 느낌밖에는 없었기 때문이다. 이혼 세 번한 여자가 얼마나 성격이 더러웠으면 그럴까 싶은 오해를 말끔히 없애주기 위해서 첫번째 남편과 자기의 가치관과 사고방식이 달랐기 때문에 이혼했고 두 번째 남편의 폭력에는 견딜 수 없었다는 내용까지 언급한 부분은 씁쓸할 뿐이었다. 그 두 번째 남편이 소설에서는 암으로 세상을 떠난 것으로 나와있는데 만약 그렇지 않다면 그녀 소설에 묘사된 그 남편이 아마도 가만히 있지 않았었을 듯 싶다.  

작가의 말에서 이 소설은 그야말로 소설이라고 해서 또 하나 변명의 여지를 남겨두는 듯 싶은데 여러가지로 공지영이라는 작가와 이 책에 대한 실망스러움 교차한다. 신정아와 다를 바가 없다. 그것은 차치하고라도 이 책에서 느껴지는 변명과 억지 그리고 소설이라는 탈을 썼음에도 그 가식 때문에 책을 덮고나서도 조소를 머금을 수 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