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
오기와라 히로시 지음, 권일영 옮김 / 예담 / 200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추리소설로서의 참신성은 없었다. 그러나 이 책에서 소개 된 여러 소재에는 흥미가 생겼다. 그 중의 하나가 마케팅의 방법 중의 하나인 WOM인데 책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 부분이 얼마 전에 읽었던 <행복은 전염된다>에서 본 소셜 네트워크의 원리를 떠올렸다. 입소문을 이용한 마케팅의 효과가 굉장함을 다시금 알 수 있었음에도 이를 소재로 추리소설을 만든 기획은 좋았으나 그 내용은 어딘가 모르게 부족한 듯 보였다.  

뮈리엘이라는 향수를 광고하기 위해 광고회사가 유능한 컨설턴트 회사에 의뢰하게 되고 이로써 이 책의 핵심인 WOM 마케팅을 비롯한 네거티브 마케팅 전략이 쏟아진다. 한 밤중에 혼자 밖에서 걸어가는 여자를 납치해서 발목을 절단하는 레인맨이 있는데 뮈리엘을 사용한 여자는 레인맨이 납치하지 않는다는 루머가 컨설턴트 회사가 전략으로 만들었고 삽시간에 모니터 요원을 통해서 시부야를 기점으로 퍼지게 된다. 곧 뮈리엘은 성공적인 판매수익량을 넘어선다. 그러나 이 루머가 실제로 사건으로 발생하게 되고 레인맨으로 인한 희생자들은 점차 늘어나게 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과도한 마케팅에 대해서 저자는 일침을 놓고 싶었던걸까. 자본주의 사회에서 마케팅은 날로 창의적이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갈 수 밖에 없는 분야이다. 소위 말하는 낚시질에 소비자는 우롱 당한다는 불쾌감을 느끼며 마케팅에 희생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 이 시대에 마케팅의 자유를 어디까지 허용해야 하는걸까. 이 주제는 내가 평소에도 언제나 생각하는 부분이다. 얼마전에 본 시사 프로그램에서도 이 점에 대한 방송이 나왔고 이를 부정적인 시선으로만 취재했지만 마케팅의 매력이 기발함을 전제로 한다면 이 자유에 대해서는 제재하지 않아야 한다고 본다. 불쾌한 낚시질 마케팅에 대해서는 언젠가 소비자가 냉엄하게 판단하게 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추리소설이지만 마케팅에 대해서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된 책이다. 책의 제목 또한 '소문'인데, 추리소설로서는 반전도 어설프고 전체적인 내용 또한 맛깔나지 않지만 소문에 대해서 생각해 볼 만한 기회가 되었다는 점에서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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