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ffice Book 오피스북 - 회사 몰래 보는
클로이 로디스 지음, 이재경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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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퇴근길에 본 신문에서는 우리나라 국민들이 20대후반부터 40대까지 삶의 만족도가 점점 하향선을 그리다가 50쯤이 되어서 다시 올라가는 U자 모형의 만족도가 생성된다고 한다. 지금 갓 삶의 만족도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스물여섯의 내가 여기 있다. 대학생이라는 신분도 이제 몇 개월이면 사라질테고, 지금은 인턴으로 직장생활이라는 것도 태어나서 처음 해보고 있는데, 이런 생활을 앞으로 몇 십년 유지해야 한다면 난 정말 어떻게든 다시 대학생으로 돌아가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 같다. 내 인생의 황금기는 내가 미처 몰랐던 때에 훌쩍 지나가버리고 지금 남은 건 암담함 뿐이다.  

아침 7시에 겨우 몸을 일으켜서 2호선 지옥철을 타고 한 시간 가량을 타고 여의도에 내린다. 길가의 벚꽃들은 찬란한데 난 억지로 그것들을 외면하고 오피스로 입성한다. 그 때부터 시간은 어찌나 안 가는지 시간이 잡히는 물건이라면 난 그저 쓰레기통에 던져 넣고 있는 듯한 상상이 된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6시가 되어도 아무도 퇴근하지 않는  분위기에서 겨우 겨우 눈치 보며 퇴근하니 정말 삶의 만족도가 U를 그릴 수 밖에 없구나.  

출.퇴근 길에 이 책을 보며 낄낄거렸다만 사실 여기 나온 직장인의 지루함을 방지하기 위한 솔루션이 현실적이지는 않다. 수많은 직장인들을 위로하는 것 까지는 좋지만 좀 더 체계적이고 현실적으로 오피스생활을 나름 즐겁게 보낼 수 있는 내용이 아니라 책의 반은 개그다. 개그가 목표라면 아예 현실적인 방안에서 벗어나서 개그에 올인하여 독자들을 빵 터뜨려주면 좋을텐데 안타깝게도 정말 책의 의도 자체가 모호하다. 그러므로 이 책 그대로 따라했다가는 단번에 해고되거나 좌천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뭔가 있어보이는 책이었는데 우리나라 직장에서는 전혀 통하지 않는 방법들만 열거되어 있으니 씁쓸하다. 정말 오픈된 기업문화를 가진 기업에서는 실천 가능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그냥 웃고 덮으면 그만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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