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과학의 힘을 느껴보자

나와 너의 사회과학 - 우리 삶과 세상을 읽기 위한 사회과학 방법론 강의
우석훈 지음 / 김영사 / 2011년 3월

사회학을 전공하고 지금 마지막 학기를 수강하고 있지만 여전히 사회학을 마스터했다고 할 수 없다. 워낙 범위가 넓은 분야의 학문 중의 하나인데다가 솔직히 말해서 이 학문으로 밥벌이 할 생각이 아닌 이상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않는게 현명하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시험기간에만 열심히 필기한 자료를 대충 보고 시험 쳤으니 지금에 이르러서는 고전 사회학 이론만 알고 있을 뿐 현시대의 사회학이 어떤 방향으로 흐르고 있으며 유명한 학자들은 어떤 사람들이 있는지조차 잘 모르고 있다.  

내가 우석훈 박사의 책을 처음 접한 게 <88만원 세대>이고 그 책으로 굉장한 문학책을 통해 감명받은 것 이상으로 가슴 떨리는 감동을 받았었다. 그 후 우석훈 박사의 책이 발간될 때마다 이목을 집중시키고는 했는데 이 책은 내가 그의 저작 중 두 번째로 읽는 셈이다. 사회과학에 대한 강의자료를 책으로 묶은건데 사회과학 이론을 개괄적으로 알려주고 있다. 참 부끄러운 것은 사회과학을 공부한 나도 모르는 이론이 태반이었던 것이다. 물론 사회학과 관련한 부분에서는 그리 낯설지 않았지만 다른 사회과학 분야는 전혀 공부하지 않은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그 반대로, 저자의 이런 사회과학적인 내공에 감탄했고 이런 내공으로 사회를 보는 프리즘이 형성되면 좀 더 우리 사회가 똑똑한 사회, 그리고 발전 가능성 있는 사회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저자는 소극적인 독자에 그치지 말고 적극적인 저자가 되어서 너도 나도 책을 낼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게 최종적인 목표라고 했는데 과연 그런 사회는 언제쯤 도래하게 될까. 그러기에 현실은 너무 사회과학을 등한시하고 있다. 한국 사회의 실용학문 추구 세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취업난이 더욱 이런 현상을 부추기고 있으니 안타깝게도 인문학 기피현상은 아마 더 심해질 것 같다.  

이 책은 두 가지를 비교해놓고 무엇이 옳다고 확실히 단정짓지 않는다. 두 가지에 대한 이론을 늘어놓고 비교해 볼 뿐이다. 때문에 이 책이 사회과학의 이론서라고 해도 무방한 이유이다. 사회과학을 전공하고도 나처럼 무지한 학생이나 사회를 보는 안목을 높이기 위한 개념 공부를 하고 싶다면 누구나 읽어도 좋을 것 같다. 이 책을 아직 학부생으로서 지금이나마 읽었다는 게 참 다행으로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