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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조 - 성공한 여자를 만든 남자의 비결
조민기 지음 / 책비 / 2011년 1월
평점 :
품절
이제까지 내조 잘하는 부인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들어봤지만 외조 잘하는 남편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들어보지 못했다. 아마도 한국 사회의 고질적인 유교 문화 때문에 외조를 잘한다라는게 어딘지 모르게 공처가 인상을 주기 때문인 듯 싶다. 이 책에서도 외조 잘하는 한국 남자는 요나라 황후를 보필한 한덕양 밖에는 없었다. 참 씁쓸한 현실이라고나 할까.
이 책은 존 레논부터 아웅 산 수치의 남편이었던 마이클 아리스까지 총 열일곱명의 외조 잘 한 남자들을 소개해주고 있다. 각 주제별로 나누어서 소개해주는데 간혹 이 외조와 어울리지 않은 커플이 나와서 의아하기도 했다. 가령 범려와 부차의 경우 외조보다는 절세미녀를 내세워서 나라를 지키고자 한 남자와 그 미녀에 빠져서 나라를 지키지 못한 왕의 이야기에 외조라는 단어가 들어갈 틈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랑과 애틋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텐데 말이다. 또 마치 잡지처럼 각 인물을 소개한 후 별점을 매기는게 황당했다. 마치 결혼정보회사의 리스트를 보는 것 마냥 외모, 성격, 사회적 지위 등을 왜 별 다섯을 만점으로 매기는걸까. 저자의 의도가 궁금하다. 무엇보다도 장애가 있는 인물의 약점에 그 장애를 스스럼 없이 언급했다는 점에 대해서 불쾌함과 황당함이 교차했다. 이 책은 역사적 인물에 대한 책이지 잡지책이 아닐텐데 말이다.
그러나 세상에 이렇게 이상적인 커플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성공의 시너지 효과에 있어서 반려자의 영향이 얼마나 막중한지 알았다. 내가 하는 일을 존중해주고 편안하게 해주는 사람을 만나는게 쉽지는 않지만 그런 사람은 분명히 있다는 것, 그 사람을 만날 때까지 포기하지 말라고 저자는 충고하고 있다. 한편으로 외조보다는 내조를 더 내세우고 당연한듯 여기는 풍조가 안타깝다. 이미 시대는 변하고 여성도 나름의 꿈을 가지고 사회에 진출하는 때에 여전히 문화는 경직되어 있는 것 같아서 정말 이럴 때 결혼은 미친짓이 아니고 무엇인가 싶다. 그러나 이렇게 훌륭한 남편을 둔다면 결혼은 더할나위 없는 축복일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는 꼭 결혼이 미친짓만은 아님을 새삼 깨달았다고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