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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첫 번째 걷기 여행 - 머리를 비우고 마음을 다독이는
김연미 지음 / 나무수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평소에도 걷기를 좋아하는 나는 왠만한 거리는 걸어서 다닌다. 집에서 꼭 30분이 걸리는 도서관도 항상 걸어다녔고, 마음이 답답할 때면 그저 무작정 집을 나와서 도심을 배회하곤 한다. 그래서 서울 중심의 고층 빌딩이 밀집한 곳에 살고 있는터라 공기 좋고 조용한 곳을 걷는 대신 인파에 휩쓸려 여러 사람과 부딪치며 걸을 수 밖에 없어서 불만이다. 그러나 책에서 이런 서울에서도 걷기 좋은 곳을 두 군데 소개 시켜 주고 있으니, 바로 남산과 북안산 성곽길이다. 이럴 때는 강남에 살고 있는 게 어쩌면 불행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계절별로 나눠서 각각의 여행지에 맞는 책과 음악 그리고 준비물을 비롯해서 여러 교통 수단을 통해 가는 방법 등 자세한 정보를 알려주고 있다. 이렇게 많은 걷기 여행지가 대한민국에 분포해 있었다는 점이 가히 놀라웠다. 게다가 여성으로서 이 많은 곳을 찾아가서 트레킹을 해 본 저자에게 감탄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걷기를 좋아하는 나도 서울 시내를 벗어나서 본격적으로 걷기를 위한 여행지를 찾아가는 것은 쉽지가 않은데다가 막상 멀리 떠났을 때는 편한 여행이 더욱 끌리기 때문이다. 그러고보면 난 그저 산책 수준의 걷기만 좋아할 뿐 본격 트레킹을 할 정도로 걷기를 취미화 할 정도로 좋아하지 않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다른 책보다 글씨가 작아서 읽기가 쉽지 않은데다가 아기자기하게 잘 만든 책을 무색하게 만든 오자가 불만이었지만, 책에 수록된 사진은 그야말로 하나같이 훌륭했다. 책으로밖에 볼 수 없는 아쉬움의 한 편으로 책으로라도 즐길 수 있어서 눈과 마음이 즐거웠다. 또 이 책에서 소개해 준 음악들 또한 찾아서 들어보니 산책할 때 듣기 딱 좋은 주옥 같은 음악들이었다.
오랜 시간 동안의 트레킹 달인으로서 저자의 내공이 느껴졌다. 봄이 완연해지면 모든 근심, 걱정을 벗어던지고 저자가 밟았던 곳들 중의 하나를 나도 거닐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