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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타 헤이워드와 쇼생크 탈출 - 스티븐 킹의 사계 봄.여름 ㅣ 밀리언셀러 클럽 1
스티븐 킹 지음, 이경덕 옮김 / 황금가지 / 2010년 4월
평점 :
난생 처음 읽는 스티븐 킹이었다. 소설에 이토록 빠져들며 전율을 느끼게 되다니, 감사할 따름이다. 서울에서 울산으로 오는 고속버스 안에서 채 반도 읽지 못했지만 그 다섯시간이 결코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영화<쇼생크 탈출>은 들어보기만 했을 뿐, 보지는 못했는데 이 책이 원작이라니 의아스럽다. 내가 알기로는 코믹영화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하튼 내가 왜 이때까지 스티븐 킹을 미루어왔느냐하면 사실 스릴러는 좋아하지만 공포소설은 그닥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책 날개에 소개된 그의 이력과 사진이 왠지 책을 읽고 싶어 하는 마음을 떨어뜨렸다고하면 그에게 실례일까.
Different Seasons라는 제목으로 사계절 각각의 소설을 소개해주고 있다. 이 책은 봄과 여름으로, 봄은 <리타 헤이워드와 쇼생크 탈출>그리고 여름은 <우등생>으로 엮어져있다. 전작이 더 짧지만 작품성 있고 흡인력이 강했던 반면 후작은 호흡이 길었음에도 박진감만은 뒤지지 않았다. 그러나마무리의 완결성 없는 아쉬움을 끝으로 책을 덮을 수 밖에 없었다.
공포소설가로서만 알고 있던 스티븐 킹은 단지 공포소설가만이 아니었다. 내가 얼마나 무지하면서도 선입견에 사로잡혀 있었던걸까. 오히려 난 이 소설로 희망이 무엇인지를 보았다. 희망과 집념, 그 뻔하고도 뻔한 소재를 저자는 뻔하게 풀어놓지 않고 경이로운 스토리텔링으로 독자에게 보여주고 있다. 이제 이런 진부한 소재는 어떻게 보여주느냐에 따라 그 감동의 정도가 달라지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이 재료들로 무척이나 다이나믹하면서 맛있는 요리를 선사한 훌륭한 요리사이다.
<리타 헤이워드와 쇼생크 탈출>이 밀리언셀러 클럽시리즈의 가장 처음 작품이고 그 다음이 <스탠 바이 미>로 사계의 가을과 겨울을 엮고 있다. 책을 덮자마자 그 책이 읽고 싶어질 정도였으니, 그야말로 스티븐 킹에게 매료가 아닌 '중독'이 되어버렸다고해도 좋을 것 같다. 이 책이 내가 처음으로 읽은 스티븐 킹의 소설이자 2010년 마지막으로 완독한 책이라는 의미가 더해져서 쉽게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