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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 나의 동양고전 독법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2004년 12월
평점 :
인간보다 물질이 더 경외시되는 시대에서 정작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이럴 때일수록 더 뒤를 돌아보고 지혜를 찾게 되는 것은 역시 선인들의 삶에 대한 철학이 변함없는 진리로 여겨지기 때문이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동양 고전에 대한 공부가 풍요의 한편으로 소외를 겪을 수 밖에 없는 현대인들에게는 필수적으로 공부해야 하는 분야임을 이 책을 읽은 후에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
고등학교 윤리 시간에 개략적으로 그저 시험 대비 위주로 배웠던 단편적인 지식이 다시금 찬찬히 책을 읽으며 살펴보니 비로소 보석같이 반짝임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지금의 나를 되돌아볼 수 있는 반성 뿐만이 아니라 앞으로의 길을 밝혀주는 든든함 역시 느껴졌다. 서구와 동양의 대립적인 시선에서 지금은 모든게 서구화되고 있고, 서구화만이 현대적이며 논리적이고 이성적으로 여겨질지 몰라도 그 정도가 지나치면 결국은 지금과 같은 피폐함만 남을 수 밖에 없는 결과를 가져옴을 알게 된 후 더더욱 동양의 조화 사상에 주목을 할 수 밖에 없지 않을까.
「시경」,「서경」에 이어 「논어」,맹자, 주자 등의 사상가에 이르기까지 그 방대한 동양고전을 자본주의 사회에서 잃어버린 길을 찾는 주제로 명심해야 할 구절들만 꼽았기에 실상 이 책에서 보여준 것은 동양 고전을 전체적으로 조망했을 때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소개된 모든 구절이 주옥같을 수 있는 이유는 인간이 인간적으로 살아야 하는 방법을 최대한으로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또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장 결핍된 요소 중의 하나가 '관계'라고 할 수 있기에 이 책에서는 유독 관계를 강조했다. 개별적인 것의 중요성이 서구적인 사상의 근원이라면 이와는 달리 관계가 동양적 사상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별성이 부각되었을 때 서로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은 둘의 위치가 동등하고 그 크기가 비슷할 때만이 가능한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도덕과 과학의 관계가 지금은 너무나 비대칭적으로 되어 있기에 사회병리적 현상을 도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제는 동양윤리를 주목해야 할 때이다. 서구 사상이 발전을 중시했을 때, 정작 그 껍데기가 아닌 알맹이는 동양 사상에서 비롯될 수 밖에 없음을 알게 된다면, 이는 필히 익혀야 하는 필수교양이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