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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 워홀 이야기 - 일상과 예술과 상업 사이의 경계를 허문 앤디 워홀의 창조적 인생 ㅣ 청소년 롤모델 시리즈 (명진출판사) 10
아서 단토 지음, 이혜경 엮음, 박선령 옮김 / 명진출판사 / 201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앤디 워홀을 책으로 만나다니. 그저 이름만 들어봤을 뿐 그는 내게 너무나도 생소한 존재였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이 책을 다 읽고 나서도 그는 내게 여.전.히. 생소한 존재이다. 청소년 롤모델 시리즈라는 매우 거창한 타이틀을 내건 청소년을 위한 소위 자서전이기에 어른이 읽기에 사실 너무 재미없다. 그의 일생을 축약해서 이 얇은 책 한 권으로 만든 것도 그렇지만, 책에서는 오로지 앤디 워홀의 작품에 관한 이야기만 주를 이룰 뿐, 막상 더 관심이 가는 인간 앤디 워홀과 사생활에 대해서는 너무나도 미흡했다. 방탕한 생활을 다루기엔 시리즈의 주제와 걸맞지 않다고 판단해서일까.
그가 청소년 롤모델로서 적합한가라는 생각 또한 든 것은, 앤디 워홀은 그저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했을 뿐이라는 점을 알았기 때문이다. 사회의 기여도로 판단하자면 예술적 창조를 이끌어 낸 대단한 인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가 이처럼 대단한 팝아트의 대가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이 책에 따르면 특별한 것도 없었다. 어렸을 적 어머니의 아낌없는 지원과 그저 대단한 창의력이 빛을 발해서 이루어낸 것일 뿐.
날이 갈수록 세상은 변한다. 많은 것들이 기계화 되었고 정보 통신 기술이 눈부시게 향상되고 있다. 그렇지만 그만큼 예술 분야는 유일하게 여전히 인간의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고, 그 유연함에 한계를 그을 수 없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팝아트가 그 맥락에 가장 충실한 본보기라고 할 수 있다. 부자와 빈자를 막론하고 누구나 즐기는 통조림과 코카콜라를 예술로 표현함으로써 평등을 추구했다는 앤디 워홀이 바로 그런 점을 가장 잘 보여주지 않았을까. 그럼에도 비즈니스 예술가로 영리 추구에 지대한 집착을 보였다는 부분과 접목해본다면 대중적인 작품들 또한 많은 이들의 공감을 사고 이익을 얻기 위해서가 아닐까라는 의심이 든다.
앤디 워홀이 20세기의 창조적 인재는 맞지만, 21세기 청소년들의 롤모델이 되기에 타당한지는 이 책 한권으로 판단하자면 의심스럽다. 하고 싶은 일에 열정을 쏟으라는 메세지 하나만큼은 확실히 알 수 있었지만, 그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