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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함이 번지는 곳 벨기에 ㅣ In the Blue 2
백승선 / 쉼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유럽땅을 밟아본지도 일년이 넘어가고 있다. 향수병에 고생하다가 들어온터라 시간이 지나도 전혀 그리워하지 않을 줄 알았지만, 놀랍게도 이맘 때의 유럽 하늘이 벌써 그리워지고 있다. 그러던 중 읽게 된 이 책이 이 그리움을 이토록 더 부채질 하게 될 줄 생각이나 했을까.
이렇게 편집이 잘 되어있고, 멋진 사진이 많은 여행서도 보기 힘들 것이다. 벨기에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아쉽기는 하지만, 어쨌든 이 책은 가이드북이 아니기에. 그래서 그저 눈으로 벨기에를 맛보고 싶은 독자에게는 아주 멋진 책이다. 유럽에 있을 때는 보통 여행지로서 인기있는 다른 나라를 여행 해 볼 욕심만 부렸을 뿐 벨기에는 미처 생각해보지 않았었다. 여행지으로서 매력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는 왜 그때 벨기에를 가보지 않았는지 후회가 밀려오니, 그만큼 벨기에가 작지만 매력적이고 예쁜 나라라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생크림 잔뜩 얹은 달콤한 와플을 벨기에에서 먹어보는 행복을 누리고 싶어진다. 노천카페에서 커피 한 잔과 책을 읽으며 유럽의 거리와 사람들을 바라보는 여유를 누려보고 싶어진다. 내가 언제 유럽을 가보았었나 싶을만큼 지금은 오직 사진과 기념품만이 그때의 추억을 입증해주고 있지만, 머지 않아 또 그 땅을 밟아보고 싶어 좀이 쑤실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지겨우리만큼 남의 나라에 있었고, 이방인으로서의 서러움을 삼키느라 다시는 그리워할 것 같지 않았지만, 그것마저도 추억으로 느껴지는 때가 온 것이 아닐까.
다시 한 번 유럽을 가볼 계획을 세우고 싶다. 그 때는 한 국가에서 오래 머무는 유학생이 아니라, 정말 배낭여행자로서 말이다. 그때가 되면 내게는 유럽 곳곳에 대해 이전과는 다른 인상이 박힐 수도 있을 것이다. 아마 벨기에가 가장 대표적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