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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을 물려주는 명문 기업가의 자식농사
이규성 지음 / 밀리언하우스 / 2006년 11월
평점 :
절판
자식농사에 대한 관심이 아니라 한 특정 기업에 대한 조사가 필요해서 펼쳐 든 책인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그룹에 관해서는 가장 간략하고 성의없이 소개하고 있다. 사실 대한민국 유수 기업 CEO들의 자녀교육은 어떤지 궁금하지 않았지만, 읽다보니 나름 흥미로워서 끝까지 읽게 되었다.
읽으며 생긴 '도대체 이 기업인들의 자녀양육법 중 허위와 과장은 어느정도일까'라는 의구심은 책을 끝까지 읽으면서도 사라지지 않았다. 이 책의 저자가 꼽은 소위 자식농사가 성공적인 경우들은 다들 하나 같이 명문대를 졸업하고 물려 받은 기업을 별 탈 없이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는 2세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삼성 이건희 회장부터 평소 듣지도 못했던 중소기업 회장까지 자녀교육법은 각양각색이지만 과연 이들이 이렇게 인터뷰하는 번지르르한 자녀교육법의 숨겨진 진실은 무엇일까. 이렇게 생각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재벌 자녀들의 부도덕함과 방종을 매체를 통해 심심치 않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많은 부분을 할애해서 소개해주는 삼성가의 자녀교육법이 과연 삼성의 윤리적인 측면에서 보았을 때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까. 또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이 비록 미국 명문대에 입학한 수재들이지만, 몇 년 전의 시끄러웠던 폭력사태를 보았을 때 과연 도덕적으로는 성공적인 자식농사라고 할 수 있을까.
8년 넘게 재계를 출입한 기자인 저자의 무조건적인 기업 떠받들기 태도 또한 읽는 내내 무척이나 거북했다. 무조건적인 편협함으로 자녀교육을 칭송하는 태도에 앞서 과연 대한민국 기업의 장자상속 문화와 이 책에서 소개된 기업인들이 열이면 아홉 충실히 하고 있는 미국 유학보내기가 과연 성공을 물려줄 수 있는 방법이란 말인가. 그렇다면 훌륭한 자식농사란 경제적 여력과 비례되는걸까.
이 책은 한 마디로 자식에게 물려줄 기업이 있는 부모들만을 위한 매뉴얼이라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