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의 끔찍한 드라마였다. 에이즈, 가난, 죽음같은 단어들이 누군가에게는 그저 의미 없게 들릴 수 있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인생을 결정짓는 단어일 수도 있다는 것을. 이 책은 말라위를 배경으로 에이즈에 걸린 관을 만들어서 파는 아버지와 언니, 오빠와 함께 살아가는 Binti를 주인공으로 하고 있다. 에이즈가 한 가정을 파탄시키고, 형제, 자매가 뿔뿔이 흩어져버리는 비극으로 전개되지만 결국은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그러나 결코 현실에서는 해피엔딩이 되기 힘들지 않을까. Deborah Ellis에 대해 관심이 생겨서 그녀의 쓴 책을 찾아보니 아프리카에서 살아가는 사람들과 이 책 처럼 그들의 심각하고 끔찍한 현실에 대해 쓴 책이 대부분이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 실린 인터뷰에서 그녀가 죽을 때 까지 책을 쓰고 또 그들에게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하는 글을 보니 그녀가 더없이 아름다워보인다. 많은 사람들이 이 현실을 알고 있지만, 그것으로 끝이나버리는 것은 우리가 거기서 한발짝 더 나아가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 책이 도와줄 것이다. 한 발짝 더 나아간 나는 이제 뭘 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