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론
리사 가드너 지음, 박태선 옮김 / 도서출판두드림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여성작가가 쓴 미국판 서스펜스의 공통점은 뉴잉글랜드나 보스턴 등의 미국 동부를 배경으로 하는 경우가 많고, 주인공의 성격이나 주변인물과의 러브라인이 어딘지 모르게 비슷하다는 것 등에 있다. 이 공통점이 진부함으로 느껴질 법도 하지만 나는 여전히 미국판 서스펜스나 범죄 스릴러 등의 엔터테인먼트 소설은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스카페타 시리즈가 그렇고 테스 게리첸의 시리즈 또한 그렇다. 여기 그들에 비해 전혀 부족함 없는 작가가 있으니 바로 '리사 가드너'이다.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임에도 어쩐 일인지 우리나라에서는 이 책 '얼론' 한 권만 번역이 되어 있다.

어느 날 경찰저격수 바비에게 한 권의 신고 전화가 들어온다. 부부싸움 중 남편이 아내와 아이에게 총을 겨누고 있다는 것이다. 유능한 저격수인 바비도 일생에 한 번 누군가를 실제로 저격해서 사살해버렸으니, 바로 이 남자가 바비의 총에 맞아 죽게 된다. 그 후 보이지 않던 꼬인 실이 한꺼번에 그에게 닥치게 되고, 음모와 배신 그리고 의심으로 점철된 바비와 주변인물간의 갈등이 끝까지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게 한다.

바비를 중심으로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들과 과거의 결코 잊을 수 없는 사건과 그로 인한 상처 등이 그를 심리적으로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독자 또한 끝까지 진실을 알 수 없는 수수께끼 속에서 헤맬 수 밖에 없게 만든다. 사건의 배후에 도사리던 음모의 원인 또한 허를 찌를 정도여서 끝까지 흥미를 놓지 못했다.

미국판 범죄스릴러 소설은 그저 한 편의 헐리우드 영화를 보는 것과 같다고 생각해도 다를 게 없다. 작가들이 이를 노리고 쓰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때로는 직접 영화를 보는 것 보다 이렇게 책으로 영화를 읽어나가는 것이 어쩌면 더 매력 있는 재미로 다가오는 게 아닐까 싶다. 그런 의미에서 리사 가드너의 또 다른 작품을 읽어보고 싶은데 번역본이 나오지 않는다면 원서로 그 재미를 느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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