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성과 타당성 - 담론적 법이론과 민주적 법치국가 이론 나남신서 1226
위르겐 하버마스 지음, 박영도 외 옮김 / 나남출판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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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소통행위이론으로 유명한 학자 위르겐 하버마스의 <사실성과 타당성>을 읽어보면 지금의 우리 사회의 현실이 얼마나 그가 내세운 대안과는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무척이나 인본주의적이고 어쩌면 당혹스럽게 여겨질 만큼 희망적인 하버마스의 이론은 여러 말 할 것 없이 모든 사회 구성원들이 참여한 '토의정치'이다. 이 토의로서 적합하게 조율된 법의 탄생은 지금과 같이 기득권을 위한 법이 아닌 그보다는 훨씬 더 많은 구성원들의 공감을 살 수 있는 법의 탄생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는 구성원들이 그 누구 하나 소외됨 없이 참여할 수 있는 공론장이 가장 중요한 전제인데, 여기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바로 이 과정까지의 방법론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책의 끝에는 부록으로 역자와 하버마스의 인터뷰 또한 실려 있다. 가장 최근의 인터뷰가 지금으로부터 십 년 전의 아주 오래 전의 인터뷰이지만 여전히 지금의 현실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은 아직도 우리 사회가 십 년 전과 비교했을 때 큰 변화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혹은 오히려 더 퇴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공론장의 자유로운 토의에서 가장 큰 걸림돌인 매스미디어의 권력의 횡포를 방지해야 함에 대한 주장은 지금의 우리 사회가 경청해야 하는 부분임이 틀림 없다.

이 책을 읽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았다. 법 체계와 사회적 연관성에 대한 고찰의 끝에 이르러 하버마스의 대안의 핵심이 등장하는데, 실상 이 핵심 또한 읽기 어려운 문장만큼 난해한 내용은 아니다. 마치 막스 베버가 독자들을 고생시킨 것 처럼 하버마스 또한 그 맥을 아주 충실히 잇고 있는 것은 아닌지, 혹은 역자들의 충실한 업(?) 때문인지 모르겠다. 사회학에서의 학문은 주로 고전사회학이 주를 이루고 있고, 지금까지의 학자들 또한 이 고전사회학자들의 이론을 잇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하버마스는 지금까지도 존재하고 있는 현대 사회학계의 거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그가 내세운 이론이 조금이라도 현실로 이루어 질 수 있다면 사회학에 큰 획을 그을 수 있는 의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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