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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나크 사냥 ㅣ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권일영 옮김 / 북스피어 / 200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미야베 미유키는 작품을 거의 밥먹듯이 내기 때문에 가끔은 정말 이 책은 대충 쓴 졸작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이 작품 스나크 사냥의 경우에는 하룻동안의 추적의 절박함을 담은 의미에서 이사카 고타로의 '골든 슬럼버'와 비슷하고, 청소년 범죄 문제를 다루었다는 점에서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방황하는 칼날'과 비슷했다. 둘을 섞어 놓으면 대충 이런 작품이 나올 수도 있으리라.
너무 미야베 미유키의 작품을 많이 읽은 후유증 아닌 후유증일 수도 있겠지만, 이 작품의 결말은 특히나 마음에 들지 않는다. 쥐어짜는 듯한 억지 감동 결말은 헐리웃 영화의 시시한 결말과 다르지 않다. 지금까지 너무 이 작품 하나로 인해 미야베 미유키의 모든 작품을 혹평해버린 듯 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내가 그녀의 작품을 좋아하는 팬으로서 그만큼 그녀의 작품에 대한 기대가 높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렇게 무수히 쏟아져나오는 작품들과 그녀의 왕성한 작품활동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가끔은 좀 더 작품마다 심혈을 기울여서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작가의 이름만 믿고 작품의 판매부수를 보장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것을 그녀도 분명 알 것이다. 끝까지 좋은 작가로 남을 수 있기 위해서라도 작가의 장인정신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번 작품인 스나크 사냥은 많이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긴박함은 느껴졌지만 그만큼 지루함 또한 느껴진, 내게 좋은 기억으로 남을 작품은 아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