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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거래한다 - 가난한 사람들의 무역회사 막스 하벌라르
프란스 판 데어 호프 외 지음, 김영중 옮김 / 서해문집 / 200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후진국과 선진국의 경제적 위치가 불변하지 않는 것은 그 관계에 있어서의 비윤리적인 착취 관계가 숨겨져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글로벌 시대에서 다국적기업의 주도하에 세계의 자본과 생산품은 국적을 불문하고 누구에게나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최초의 생산에 있어서 반드시 노동력이 필요한 작물의 경우에는 생산자의 노동만큼의 댓가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한 채 중간 단계에서는 너무나도 수월하게 많은 이익을 거둬들인다. 이런 비윤리적인 무역으로 우리는 지금껏 베일에 가려진 무역 과정의 결과물로 커피를 비롯한 바나나, 코코아 등을 쉽게 접할 수 있었던 것이다.
요즘에 한창 공정무역의 붐이 일어서 큰 기업들의 마케팅의 수단으로 전락할 정도가 되어 버렸는데, 이 책에서 꽤 오래전에 네덜란드에서 프란스 판 데어 호프와 니코 로전이라는 공정 무역에 대한 의식을 실천으로 과감히 옮겼던 선각자(?)들이 그들의 경험담을 풀어서 썼다. 멕시코의 인디언들이 재배하고 유통했던 커피를 공정무역으로 탈바꿈하여 그들과 함께 네덜란드에서 막스 하벌라르라는 브랜드로 내걸고 판매에 성공하기까지의 과정에 대해 다룬 책인 것이다. 책을 읽으며 공정무역을 하지 않은 커피의 소비가 생산자들에게 얼마나 적은 이익이 되는지를 깨닫고는 소위 '코요테'라고 칭하는 중간단계의 착취자들에 대해 분노가 생길 수 밖에 없었다. 이를 깨달을 정도의 지적인 능력이 되지 못한 인디언들은 기본적인 인간다운 삶 조차 살아가지 못한 채, 그들의 현실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던 것이다.
막스 하벌라르가 지금 네덜란드에서 어느 정도의 성공을 거두고 있는지는 알기 힘들지만, '스타벅스'나 '더 바디샵'과 같은 대중에게 친밀한 브랜드가 공정무역을 내세우고 있고, 많은 기업들 또한 공정무역을 기치로 소비자에게 다가오는 현상은 매우 건설적인 결과라고 본다. 그러나 분명 한계가 존재한다. 공정무역 또한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선진국가에서는 활발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국가에서는 과연 그 만큼의 성공이 가능할지가 미지수이다. 이 책에서 또한 유럽을 기점으로 다루었고, 오랜 시간이 지난 한국에서의 공정무역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알지 못하고, 공정무역 시장이 크지 않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해야겠다.
공정무역은 말 그대로 공정하게 무역하는 것을 의미한다. 제3세계 국민들에게 선의로 베푸는 무역이 절대 아님을 간관해서는 안된다. 우리는 당연히 그들에게 주어야 할 몫을 제대로 주고 생산품을 소비한다는 의식을 확장하고 실천해서 많은 제품을 공정무역으로 바꿔야 한다. 그것이 바로 세계적인 빈부격차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고 그들에게 노동의 참댓가를 주는 일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