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걷기 - 한 젊은 큐레이터의 무지갯빛 뉴욕 문화 산책 나만의 완소 여행 1
이채영 지음 / 북노마드 / 2007년 9월
평점 :
절판


항상 느끼는거지만 '뉴욕'하면 '아트'가 먼저 떠오른다. 수많은 뉴욕 관련 책들이 비중있게 다루는 것이 바로 예술이 아니던가. 그 중 이 책은 좀 심하다. 각 섹션별로 주제를 달리했지만 결국은 예술로 귀착된다. 아무래도 저자가 예술분야의 직업에 종사하다보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인 듯 싶다. 그런 의미에서 뉴욕을 가는 목적이 예술이라면 이 책은 쏠쏠한 도움을 줄 것 같다. 저자의 여행기에 덧붙여 괜찮지만 아주 보편적인 곳에 대해 간략한 소개를 곁들인 전형적인 가이드북의 구성도 보여주니 말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장 큰 장점은 책이 가볍고 들고 다니기 좋은 이유라고 할 수 있겠다.

미국이지만 미국이 아닌 곳 뉴욕, 왠만한 사람들은 쉽게 쇼퍼홀릭이 되어버리는 그 곳, 또 왠만큼 예술에 조예가 없어도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게 만드는 그 곳. 뉴욕이라는 크지만 작은 곳의 다양한 면모를 다양한 사람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도시의 색깔은 달라질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뉴욕을 직접 가본적은 없지만 수많은 책으로 경험해본 뉴욕이 내게는 꽤 흥미로운 곳이다. 그저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던 판타지가 그대로 실현될 수 있는 곳이 아니라는 것 쯤은 이미 알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어쩌면 천박한 자본주의의 메카로서의 얼굴을 가지기도 한 이 다양한 모습의 뉴욕은 여전히 내 마음과 한 발짝은 멀리 있는 곳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아이러니하게도 이 책 속의 뉴욕 양키즈와 보스턴 레드삭스의 내용이 가장 흥미로웠다. 책의 내용이 온통 예술과 관련된 내용들 뿐이라서 다소 생뚱맞은 스포츠가 튀어보이기 때문이 아닐까.

요컨대, 뉴욕은 내 마음을 훔치지는 못했지만 언젠가 꼭 발로 딛고 싶은 곳 중 한 곳이다. 그 전까지는 앉아서 이렇게 편하게 여행을 다녀보며 판타지로서의 뉴욕이 아닌 현실의 뉴욕을 알아가는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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