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관련 책들만 거의 다 읽어도 뉴욕은 익숙해진다. 그런 의미에서 이제 뉴욕은 내게 더 이상 새로운 도시가 아니다. 물론 막연히 내 머릿속에서만 그렇다는 것이지, 뉴욕의 냄새와 문화 사람들을 직접 접해보지는 않았으니 큰 소리치기에는 석연치 않다. 개인적으로 영국을 사랑하고 런던을 사랑하는터라 역사도 짧고 각박한 빌딩숲의 인위적이고 자본주의의 노골적 축소판인 뉴욕이 그닥 매력적으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이런 곳을 왜 전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동경하며 꼭 한 번이라도 가 보고 싶어하는 곳으로 점찍어놓았을까. 내년에 그 곳에 발을 디딜 수 있는 계획이 있기에 또 다시 뉴욕 관련 책을 읽기 시작한다. 저자가 건축학도이니 만큼 이 책은 빌딩 위주로 뉴욕을 소개하고 있다. 전 세계의 내로라하는 건축가들의 실험 장소가 될 수 있는 빅 애플, 뉴욕. 그만큼이나 화려하고 아름답고도 특이한 건축물이 많다. 지금이야 전 세계적으로 왠만한 도시에서는 새롭고 기발한 디자인의 건축물을 많이 볼 수 있으니 감탄할 정도는 아니기에 이 또한 아쉽게도 나의 흥미를 끌지는 못했다. 요컨대, 별로 새롭지도 않은 뉴욕에 관한 책이었다. 뉴욕에 대한 사랑이 없어서일까 혹은 너무 많은 뉴욕에 관한 책을 탐독해서일까. 그저 잡지 넘기듯 술술 넘겨버린 이 허무함과 왜 뉴욕에 사람들이 열광하는지를 아직도 이해 못하는 나는 역사가 숨쉬고 다문화가 공존하는 매력적인 런던에서 정녕 헤어나올 수 없는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