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의 보물창고 - Londoner 태민이 보여주는 런던의 뒷골목 탐험 보물창고 시리즈 2
오태민 지음 / 브이북(바이널)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런던에 대한 나의 관심은 하늘을 찌르는데, 런던에 관한 책은 사실 많지 않다. 뉴욕에 관한 책이 수 없이 쏟아져 나오는 것을 보면 한국은  영어뿐만이 아니라 이미 모든 것이 미국화되어가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무척 반갑다. 론리 플래닛처럼 그저 여행 가이드의 목적으로서가 아니라 런던에서 7년을 살아온 저자가 런던의 곳곳을 소개해주고 또 런던과 런더너에 대한 7년 거주자로서의 느낌까지 알려주니 무척 흥미로웠다. 

연일 우중충한 날씨에 정원가꾸기와 티를 좋아하고, 전통을 사랑하며 패션감각은 찾아보기 힘든 런던과 런더너라고 알고 있었는데, 사실 이 묘사는 이제 거의 중년층에게나 어울릴법한 것 같다. 이 책에서는 다른 어떤 곳 못지 않게 유행에 민감하고 개성있으며 센스있는 이들이 바로 런더너라고 소개해주고 있다. 가장 런던을 확실히 체험해볼 수 있는 것은 직접 여행해 보는 것이지만 그렇지 않고 이렇게 관련 책들을 최근에 나온 순서대로 계속 읽다보면 이 도시가 어떻게 변하고 있으며 또 작가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그러나 변화를 막론하고 그 어떤 것이든 좋게 보면 그렇게 보이는 것이다. 거의 모든 런던 관련 책의 작가들의 태도가 바로 이렇다. 런던을 사랑하면 런던의 모든 것이 아름답게 보일 수 밖에 없을 것은 자명한 사실이지만 말이다.

강남 한복판에 살아가면서 얻는 여러가지 문화적인 혜택과 유행 그리고 다양한 사람들을 자주 접하는 환경에 있다보니 물론 이것이 뉴욕이나 런던에 비할바는 못 되지만 책에서 소개되는 사람 사는 이야기와 명소들을 보노라면 그 모습은 얼추 짐작이 된다. 내 주변에서 또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것들이 분명 있기 때문이다. 아마 우리나라 또한 스타벅스를 비롯해 여러가지 부분들이 서구화되고 있기 때문인 듯 하다. 이런 환경에 있다보니 혹 기대에 부풀어 런던을 찾았을 때 실망하지는 않을까라는 생각도 드는게 사실이다. 

런던에 대한 많은 이들의 공통적인 생각이 하나 있으니, 바로 런던은 겉으로 보기에 화려하지는 않으나 알면 알수록 매력적인 도시라는 점이다. 하나같이 이렇게 생각하는 것을 보면 런던은 정말 단기적인 여행이 목적이 아니라 오랜 기간동안 직접 부딪쳐보며 살아보아야 그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언제나 나의 바람은 이것이지만 과연 언제 실천할 수 있을지는 아직 확실히 모르겠다. 어쩌면 이렇게 책으로 런던을 느끼며 그 환상을 고이 간직하고 있는 것도 나름의 행복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