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숨어 있는 보석을 찾아서 타산지석 10
전원경 지음 / 리수 / 2008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저자의 첫 책 <영국, 바꾸지 않아도 행복한 나라>를 읽은지가 얼마되지 않아 다행히도 현재의 런던을 조목조목 알 수 있는 이 책이 나와서 냉큼 찾아서 읽게 되었다. 첫 책이 오래전에 나왔기에 지금의 영국의 변화를 수용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영국 관련 전문 책이 많이 없는 이 현실에 이 책은 더욱 고마운 런던 소개서로 다가올 수 밖에 없었다.

아주 오랜만에 런던을 찾은 저자가 말했듯 역시 전통을 고수하는 곳이라고 해도 세월의 흐름을 꺾을 수는 없다. 세계 각국의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드는 런던을 메트로폴리탄이라고 감히 칭할 수 있을만큼 그 곳은 이제 더 이상 예전의 낡고 오래된 가옥과 미술관만이 그대로 시간의 흐름에 역행할 수는 없는 것이다. 뉴욕처럼 여기 저기가 공사중이고, 영국의 전통적인 문화인 차문화 또한 수많은 커피 전문점으로 인한 젊은이들의 빼앗긴 입맛을 되찾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런 시대의 조류에 충실하고 경제적으로 부강하고 효율적으로 런던을 현대화시키는 정책에 대해서는 저자도 그렇지만 나 또한 무조건적으로 긍정적인 입장일 수는 없다. 많은 여행서에서 런던을 여행한 이들이 쓴 감상은 하나같이 눈에 띄게 화려하거나 호감을 느끼지는 못하지만 있으면 있을수록 매력이 느껴지는 곳이 바로 런던이라는 곳인데 그런 곳이 뉴욕처럼 최첨단의 변화를 따라가고 있는 모습은 어딘가 런던답지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런던은 런던만의 런던다움을 고수하는 것이 진정한 런더너들을 비롯한 런던을 사랑하는 이들이 원하는 모습이 아닐까.

첫 책 <영국, 바꾸지 않아도 행복한 나라>에서는 저자가 직접 영국에서 살면서 겪은 영국에서의 삶에 대한 비중이 많았다면 이 책은 런던의 주요 관광명소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더불어 현재의 런던이 어떻게 변화되고 있는지 그 점에 대해 오랜 시간 런던의 공기를 맡으며 살았던 저자가 느낀 부분을 곁들여 조목조목 전해주고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전작이 지나치게 사대주의라고 느낄 정도로 영국에 대한 무조건적인 칭송 일색이었던데 반해 이 책은 그 때보다는 그나마 차분하게 객관적인 입장을 고수하여 써내려간 흔적이 보인다는 점이다.

얼마 전 TV에서는 런던의 미칠듯이 오른 집값 때문에 템스강에 띄운 보트에서 살고 있는 런더너와 컨테이너 및 쉐어로 살고 있는 여러 런던의 서민들을 취재한 방송을 보았다. 내게 런던은 살고 싶은 곳임에는 변함없지만 런던에서 행복하게 산다는 것은 다른 곳에서 사는 것보다 몇 배는 더 힘들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그럼에도 런던이 좋은 이유는 무엇일까? 새뮤얼 존슨의 "런던에 싫증 난 사람은 인생에 싫증 난 것이다"라는 말처럼 지구의 또 다른 그 곳, 런던에 숨어 있는 수많은 보석들이 나의 호기심을 언제나 끊임없이 자극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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